우크라行 이준석, 존재감 띄우며 '조기 전대' 일축…"임기 채운다"

이준석 포함 대표단, 3일 출국…"우크라 상황 생생하게 尹에 전달"

"'유학설'은 나를 흔들기 위한 것…남은 1년 역대급 당대표 될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 정당 대표단 자격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이 대표는 고위 인사들을 만나며 한국과 우크라이나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對) 러시아 관계 등 민감한 외교 사안과 직결됐음에도 이 대표가 이번 방문을 추진한 것은 선거 국면 이후 자칫 모호해질 수 있는 당 대표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여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당 소속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한-우크라이나 자유·평화 연대 특별대표단(가칭)'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방문 중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접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Δ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 지원 Δ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다음 달 스위스에서 개최) 참석 등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출국에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오전 국회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와 면담을 나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 국회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양국 협력에 대한 모든 의제가 이번 방문에서 논의될 것이고 윤 대통령의 메시지도 우크라이나 당국에 전달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것이 친서나 단순한 정보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언론이 전하는 것보다 생생하게, 언론이 접근하는 것보다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 실상을 파악하고 그것을 우리나라 대통령께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대사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여당의 초청을 받아 이 대표가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이 자칫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어 민감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이번 방문을 적극 추진한 데에는 '당 대표 역할론'을 부각해 선거 국면 이후 펼쳐지는 리더십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3·9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한 국민의힘은 당내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갈등이 예고된 상태다. 대선 기간 이 대표와 갈등을 빚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근)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의 조기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논의가 곧 진행된다는 점 역시 '조기 전대' 명분을 강화할 수 있는 불안 요소다.

이 대표와 '악연'으로 널리 알려진 안철수 의원이 지난 1일 보궐선거에서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으로 당선, 당내 입지를 얻게 됐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세 차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당 대표를 역임하는 등 정치적 무게감을 지닌 안 의원 역시 이 대표의 위협적인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이번 방문에서 한국-우크라이나 정부 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여론을 환기할 수 있다면 당 대표로서 그의 역할론이 부각돼 입지가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 이슈를 꺼내 들어 자신의 성상납 의혹으로 인한 당 윤리위 징계 논의에 과도한 시선이 쏠리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이 대표는 1년여 남은 자신의 임기를 채우겠다며 당권 사수 의지를 밝힌 상태다. 

그는 이날 공개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 대표 조기 사퇴를 한 후 미국 유학을 갈 예정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나는 당연히 임기를 채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유학설 같은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만들어서 흘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해야 나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유학은 내가 (미국으로) 다녀온 사람이라 별로 갈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남은 임기에 "다른 당 대표들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지난해 6월 당선되고 바로 대선 후보 경선부터 시작해 지방선거까지 1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선거 지원밖에 안 했다"며 "이제 내 머릿속엔 내년 4월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까지 이겨서 '역대급 당 대표'가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방문 특별대표단은 이 대표를 포함해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 태영호·정동만 의원,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 외교부 인사 등 10인 정도 규모로 꾸려졌다.

당 대표실은 지난달 30일 방문 취지에 대해 "최근 우리 국민들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마음 깊이 안타까워하며 조속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뵙고 위로를 건넬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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