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패배 후 거세진 책임론…이재명, '문재인 코스' 스텝 꼬여

李, 대선 패배 후 '당대표-차기 대권' 文 코스 그렸지만

당 관계자 "왜 계양을 출마했어야 했는지 설명부터 해야"

 

대선 패배 후 3개월 만에 국회 입성에 성공하며 '재기 발판'을 마련한 이재명 의원(인천 계양을)이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향후 정치 행보도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의원은 당초 6·1 지방선거에 전면으로 나서 유의미한 성적으로 매듭짓고, 8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는 플랜이었다. 내년 총선 공천을 하게 될 지도부를 발판으로 당내 기반을 다져 2027년 대선에 재도전하는 이른바 문재인 전 대통령 코스를 밟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의 책임론이 불가피해졌다. 전대 출마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의원이 당초 계획했던 대로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잡으려면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소모된 이미지부터 회복해야 한다. 이 의원이 출마한 계양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인 데다 이 의원의 '이름값'으로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지만, 실상은 무명에 가까운 윤형선 후보를 상대로 접전을 벌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계양을 출마 당시 공언했던 '전국 과반 승리 견인'도 이뤄내지 못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달 8일 인천 계양을 출마 기자회견에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 계양을에 묶이면서 당은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내 친문(친문재인)계, 이낙연계 의원들은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이 의원을 겨냥해 "혼자만 살고 다 죽었다"며 책임론을 쏟아냈다.

이들은 이 의원의 출마가 전국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선거 다음 날인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선을 치르다 또 패배했다"며 이 의원의 출마를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지선 패배의 원인으로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며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분석했다.

4선 중진의 홍영표 의원은 홍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때문에 이 의원이 예정됐던 당권에 도전, 새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우선 당내 불신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이 의원이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왜 계양을에 나왔냐는 것"이라며 "(이 의원이)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얘기하지만 두 전직 대통령들은 그래도 험지에 출마했는데, 이 의원은 누가 봐도 유리한 지역에 출마해 놓고 당의 승리를 견인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 한계를 노출한 상황에서 이를 해소시켜야 다음 행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는 전대 불출마 카드도 살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친이재명계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불출마할 것이라면 보궐선거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앞으로 당의 개혁을 이끌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현재 당을 개혁하고 이끌어갈 인물이 이 의원 말고 누가 있냐"고 말했다. 당권 도전을 예고한 발언인 셈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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