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총리실도 검사로…'검찰 공화국' 비판에도 尹 '마이웨이'

국정원 기조실장에 측근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총리비서실장도 검사 출신

"함께 일해본 사람만 쓴다" 대통령실 안에서도 뒷말…대통령실 "경험 풍부" 해명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인선을 놓고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라 안팎의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여소야대 지형 아래, '검사' 경력만 가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연일 검찰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인재를 널리 구해야 한다'는 통치자의 기본 철칙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3일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2차장 등 5명의 인선안을 발표했는데 조상준(52)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박성근(55) 국무총리비서실장이 검찰 출신이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동기(26기)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 등에서 잔뼈가 굵은 검사 출신이다. 특히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조상준 신임 기조실장은 대표적인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변호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기조실장은 1급 직위이긴 하지만 국정원의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차관급인 총리비서실장에 임명된 박성근 변호사 역시 검찰 출신으로, 2007~2009년 국무조정실에 파견돼 한덕수 당시 총리와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실장에 대해 "경력을 보면 대검, 법무부, 청와대 파견, 방위사업청 등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다"며 "주요 업무에 대해 시야가 넓고 대외조정능력이 상당히 뛰어나 발탁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비서실은 물론 각 부처 요직에 검찰 출신을 잇따라 임명했다. 내각의 경우 장관 18명 중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3명이 검사 출신이다.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급 이상 중 검찰 출신은 6명에 달한다.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두 차례 징계성 처분을 받은 윤재순 총무비서관은 검찰 수사관을 지낸 윤 대통령의 측근이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은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당시 수사·기소·공판을 담당했던 검사 출신이다.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를 지냈고, 강의구 부속실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지원과장을, 복두규 인사기획관은 대검찰청 사무국장을, 이원모 인사비서관은 대전지검 검사를 역임했다.

공직기강비서관이나 법률비서관 등이 업무의 성격상 검찰 출신이 앉을 수 있는 자리라고는 해도 '전문성'과 거리가 먼 총무, 인사 등에까지 측근 검사로 채우는 것을 두고는 대통령실 내에서도 뒷말이 나온다. 

주요 고위 공직자 인선에서 드러났듯 윤 대통령이 "함께 일해본 사람만 쓰려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당에서는 "우리나라에 쓸 만한 인재는 검사들밖에 없느냐"는 한탄이 나온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자신의 최측근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윤석열 특수통 라인으로 국정원마저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윤 대통령이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검찰 공화국을 향한 본색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검찰 공화국' 비판에 대해 "박성근 총리비서실장은 노무현 정부 한덕수 총리 시절 검사로 있다가 파견근무를 하면서 한 총리와 인연이 깊은 분이다. 총리의 뜻을 존중한 인사"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 기조실장은 종종 검찰 출신을 임명하는데, 문재인 정부 첫 기조실장도 검찰 출신이었다. 이것을 사례로 들어 검찰 공화국 운운하는 것은 과도한 끼워맞추기식 비판"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민변이나 참여연대 일색으로 인선을 했던 것에 비춰본다면 균형에 맞는 비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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