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이전' 논쟁 가열…서울시장 선거 막판 변수 될까

송영길, 지역 숙원사업 공략하며 지지층 결집 노린듯

오세훈, 상대의 성급함 지적하며 '준비된 후보' 강조

 

6.1 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서울시장 여야 후보들의 '김포공항 이전' 논쟁이 가열되고 있어 선거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바쁜 선거유세 일정에도 두 후보가 상당한 시간을 들여 김포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들 나름의 전략이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김포공항의 인천국제공항 이전·통합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협약서를 체결했다.

이후 송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을 포함한 자신의 '수도권 서부대개발' 사업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장기 공약이라고 강조하며 연일 관련한 입장을 내고 있다. 

송 후보 측이 김포공항 이전을 강조하는 것은 먼저 이 사업이 강서구, 양천구 등 서울 서남권 지역 일부 주민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항 인접지역들은 고도제한에 걸려 개발이 제한돼 왔고, 비행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면서 김포공항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정치평론가)는 "공항 인근 지역에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지 못해 주변 주민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걸 옮기고 신도시를 만들어서 발전시키는 것을 (지역주민들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송 후보 측 관계자는 해당 공약이 앞선 대선 이전부터 오랫동안 논의가 되었던 것이라며 실제로 서울 지역의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송 후보 측이 대규모 정책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상대 후보와 정책적으로 찬반 대결을 벌여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까지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으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 송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밝히자 'TV토론을 하자'는 제안을 던졌다. 그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한 서부대개발 정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오세훈 후보는 억까(억지로 까 내리기) 정치하지 마시고 제가 제안한 TV토론회 한번 함께해 이 문제를 갖고 차분하게 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압박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오 후보 측은 '송 후보가 추격을 하고 싶은 급한 마음에, 미성숙한 공약을 내고 있다'는 논리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송 후보가 준비되지 않은 성급한 공약으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식으로 공격하면서 자신은 1년간 임기로 시정의 밑그림을 그린 '준비된 서울시장'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오 후보는 송 후보가 출마선언 이후 계속해서 공약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급한 마음에 아무 공약이나 내세우고 있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오 후보는 30일 "송 후보는 원래 서울에 41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선거 막바지가 되며 김포공항 부지에만 4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한다"라며 "한 달 만의 주택공약이, 그 기본 숫자 자체가 변하는 것을 보면서 이 공약이 숙성된 공약이 아니라는 것을 서울시민 여러분이 느끼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 반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려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오 후보는 지난 27일 이 후보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윤형선 국민의힘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를 자신의 유세장으로 초청해 함께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오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갑자기 선거 막판 현실성 없는 이슈를 들고나온 것이 황당하다"라며 "민생 안정보다 끝까지 프레임 정치에 몰두하는 모습, 이재명·송영길 패키지 정치를 (국민들이)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이전에 대한 논쟁이 서울과 인천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전국 선거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계양을 입장에서는 (공항 이전이)숙원사업 비슷하게 되어 있어서 호의적인 반응을 나올 것"이라면서도 "제주를 비롯해 전체 선거에서는 악영향을 미치는 공약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박상병 교수의 경우 김포공항이 이전되면 주변 지역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것이고 후속해서 '제주도 해저터널 연결' 등 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 공약까지 발표되면서 공항 이전 공약이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교수는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돼야 할 문제가 아니라며 이왕 논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찬성과 반대하는 측이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과학적·공학적'으로 논의를 해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짚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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