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측 나섰지만 野 파열음 계속…"협의 거부 당해" vs "자리 요구해"

朴, 사과 5시간만에 "윤호중, 쇄신안 담은 공동유세문 거부"

관계자 "朴, 혁신위원장 자리 요구…합의안 발표 제안도"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당 내홍이 박 위원장의 사과로 봉합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였지만, 박 위원장의 '쇄신안' 수용 요구를 놓고 다시 갈등이 불거지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27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에게 공동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드렸지만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며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인천 유세 현장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앞서 자신이 주장한 86용퇴론(80년대 학번·60년대생) 등 당 쇄신안을 두고 당이 내홍을 빚은 것과 관련해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한지 5시간여만이다.

비슷한 시간 윤 위원장은 이날 인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사과문에 대해 "고심을 많이 한 것 같다. 완전한 사람은 없으니 서로 더 많이 노력해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저희는 다 하나가 되기로 했다"고 했다.

표면적으론 박 위원장의 사과를 윤 위원장이 수용한 모양새를 갖춰졌지만, 윤 위원장이 박 위원장의 쇄신안 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박 위원장이 당 지도부에 이른바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는 등 자신이 제시한 쇄신안과 세대교체 등을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반면 박 위원장 측은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평소 쇄신안에 대해 당이 수용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공개 사과가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사과를 한 만큼 혁신 제안이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선거를 이끌고 있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측의 중재도 있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위원장하고 박 위원장이 정면충돌한 뒤에 박 위원장을 당에 소개한 이재명 쪽이 움직인 것은 사실"이라며 "박 위원장을 설득해 오늘 어느 정도 현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니 하나도 변한 게 없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박 위원장이 얘기하는 혁신안은 결국 당원들에 의해 새로 선출되는 지도부가 냉혹한 지난 대선 평가를 기반으로 당의 미래를 설계해 짜야 한다는 데 모든 비대원들이 공감했는데도 (박 위원장이)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현 비대위가 선출직 지도 체제로 이해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자신이 제안한 공동유세문에 대해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5대 쇄신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며 "기성정치인들이 새 희망을 가꾸려는 청년 정치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자신의 주장해온 86용퇴론을 포함해 강경 지지층을 비판하는 이른바 팬덤 정치와의 결별 등이 모두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며 "불가피하게 인천 집중 유세에 참석하지 못하고 차를 돌렸다. 많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의 인천 집중 유세 불참에 대해 "아마 도착 시간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결국 민주당 선대위 두 수장은 이같은 갈등 국면을 떠안은 채 6·1 지방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전투표 첫날 화합의 상징으로 인천 유세 계획을 마련했건만 무위로 끝이 났다"며 "다른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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