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연료' 경유의 배신…14년만에 2000원 돌파 '초읽기'

리터당 1999.74원…제주·서울 등 전국 8곳 가격 2000원 넘어

러 제재 여파+항공유 수요↑ 등 복합 요인…"강세 추세 지속"

 

서민 연료로 불리던 경유 가격이 14년만에 리터(L)당 2000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휘발유와 가격 역전 현상도 14일째 계속되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경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999.74원으로 2000원 턱 밑까지 올랐다. 

경유 가격은 지난 1일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로 1920.52원에서 1903.93원(3일)으로 내리기도 했으나 국제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그 이후 21일동안  95.81원이나 급등하며 휘발유 가격도 넘어섰다.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돌파하면 전국 판매 가격 통계가 집계된 2008년 4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1일(1947.59원) 휘발유 가격(1946.11원)을 앞지른 뒤 14일째 역전 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택배 등 경유 차량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날 휘발유 가격은 1992.51원으로 경유보다 7.23원 저렴하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경유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제주로 리터당 2080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를 포함해 서울(2055원), 강원(2013원), 충북(2005원), 경기(2004원), 충남(2002원), 인천(2001) 등 8곳의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넘었다. 

경유 가격이 그나마 가장 저렴한 곳은 대구로 리터당 1968원이었다. 대구를 포함해 부산(1972원), 울산(1979원), 광주(1981원), 경북(1988원), 경남(1989원), 전북(1992원), 전남(1998원), 세종(1998원) 등 9곳 경유 가격이 2000원보다 낮았다.  

전국에서 경유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의 한 SK에너지 주유소로 리터당 2929원이었다. 가장 저렴한 곳은 충남 공주의 SK에너지 주유소로 리터당 1850원이다. 

경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국내 판매 가격은 국제 판매 가격에 연동돼 책정된다. 통상 국제 경유 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높지만 국내에선 세금을 통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낮도록 조절해왔다. 리터당 휘발유에는 유류세가 820원 붙는 반면 경유의 경우 573원이다. 

러시아 제재로 전 세계적인 경유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폭등한 데다, 유류세가 정액이 아닌 정률로 인하되면서 경유 인하 효과가 적게 나타난 것이 경유 가격 강세와 휘발유 가격 역전의 원인이 됐다. 

국제 경유 가격은 지난 2월3일 배럴당 106.01달러에서 지난 4일 164.76달러까지 상승한 뒤 전날에는 146.3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 가격은 통상 2~3주 간격을 두고 국내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국내 경유 가격도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유 가격 폭등을 야기한 러시아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항공유 수요 증가 등의 요인으로 경유 가격 강세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에도 소비자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6월부터 유가변동보조금 기준을 100원 인하하기로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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