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넘쳐나는 미분양 아파트, 6500가구…2017년 이후 최대

"규제지역 해제 등 대책 마련 시급"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6500가구를 넘어서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위험 신호로 간주되는 미분양 변곡점 5000가구를 이미 초과한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도 6개월 이상 지속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고 획일적으로 정해 놓은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물론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등 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구 미분양 폭탄…2017년 이후 최대

23일 대구시에 등록된 미분양 공동주택 현황을 보면 3월 현재 6572가구로 2021년 12월 1977가구에 비해 4595가구 늘었다. 지난해 3월(153가구)과 비교하면 43배 가량 폭증한 것으로, 2017년 126가구 이후 최대 물량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195가구에 달한다.

구·군별 미분양 물량은 달서구가 2409가구로 가장 많고, 동구(1608), 중구(1201), 남구(747), 수성구(412), 북구(156), 달성군(39) 순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더 많은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연말까지 1만9398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고, 내년에는 역대 최대 물량인 3만2819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3만가구가 넘는 내년도 입주 물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08년(2만5066가구)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미분양 증가의 원인은 공급 확대 때문이다. 대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10만9300여가구가 공급됐고, 올 한해 공급 예정 아파트 역시 2만5000여가구로 연간 2만~3만가구의 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 27주 연속 하락…"규제 완화해야"

입주 물량 증가는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27주 연속, 전세가는 2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셋째주 대구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매매가격이 0.16%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셋째주(-0.02%)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27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전세가격도 전주에 이어 0.22% 하락했는데, 지난해 12월 셋째주(-0.03%)부터 22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

아파트 공급 과잉이 미분양 사태를 불러오고,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자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일부 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매심리 위축을 해소하고,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분양·광고대행사 조두석 애드메이저 대표는 "정부가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펼치다보니 지방의 부동산 시장까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구 등 지방의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