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외교노선 확인한 '2박3일'…안보·기술 손잡고 세계로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일정 마무리…'반도체' 삼성 '전구'(戰區) KAOC 상징적 행보

美 주도 IPEF 참여, 中과 관계 설정은…美측 확실한 투자책 부족한 점 아쉬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열흘만에, 청와대 이전 후 처음으로 이뤄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후 경기 오산에서 윤 대통령의 환송을 받으며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향했다. 이로써 2박3일간의 숨가쁜 방한 일정도 마무리됐다. 두 정상은 헤어지는 순간 서로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이번 만남에 대한 만족감을 확인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대한민국의 우방이 미국이란 점을 확실히한 데 있다.

축소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확대하고 북한의 핵·미사일에 공동 대응하며 '안보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반도체와 핵심 광물 자원 등의 공급에 있어 서로 긴밀한 협력에 나서기로 하며 '경제·기술안보 동맹'으로의 확장은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앞선 정부에서도 찾기 힘들 만큼 진일보한 동맹 격상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으로서의 한미동맹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으로서의 한미동맹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한반도를 넘어서)으로서의 한미동맹 크게 세 가지 사안에 대해 합의했다.

이는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양국 산업의 건설적인 발전을 위한 공급망 협력에 나서며, 이를 토대로 양국이 세계 사회에서 국력에 걸맞은 역할을 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첫날(20일) 두 정상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이 '경제안보 동맹'을, 마지막날(22일) 한국항공작전본부를 함께 점검한 것이 '군사안보 동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평가받는다.

구체적으로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우리의 번영과 공동 안보, 집단 이익 수호에 핵심적인 경제·에너지 안보 협력 심화가 중요하단 점을 인식했다"며 경제안보 대화 채널 출범을 지시하는 한편 "첨단 반도체 및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바이오기술 등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한다"고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란히 웃음짓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우려하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공식화하면서 우리의 우방은 미국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향후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 지가 앞으로 윤 대통령이 풀어야 할 외교 정책의 과제로 꼽힌다.

군사안보 동맹에서 두 정상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 방어와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상호 공약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을 고려해 양 정상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합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의 군사·경제·기술 안보 동맹을 바탕으로 세계 사회에서 중추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양국은 이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등 현재의 글로벌 이슈나 향후 비슷한 상황이 재발할 경우 공동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이 이른 시일에 만나 개인적 친분을 다진 것도 윤 대통령의 성과로 꼽힌다. 두 정상은 당초 예정된 회담 시간보다 23분을 더 마주 앉았는데, 반려동물과 자유민주주의 가치 등에 대해 흉금을 터놓으며 가까워졌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까지 남은 약 3년 동안 두 정상의 접촉이 보다 편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다만 미국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투자·협력 방안을 끌어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왕윤종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이에 대해 "양국 관계 장관과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산업라운드테이블을 매년 진행할 방침"이라며 "당장 (미국이) 얼마를 투자했다는 것 보다 라운드테이블이 정례화되는 형태를 통해 양국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장비나 소재분야에서 미국 회사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우리 중소기업들에 일거리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며 "곧 삼성이나 현대에서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통해 우리 중소기업이나 협력업체들에 일거리가 얼마나 생기는지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의 중국 견제 구상에 우리 정부가 동맹국으로서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Korean Air And Space Operations Center)를 방문해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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