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쿼드 정상회의 개최…'아시아판 나토' 출범할까?

美국방장관 배석 예정…역내 안보현안 다뤄질듯

日닛케이는 "개도국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핵심"

 

미국과 일본·인도·호주 등 이른바 '쿼드' 4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12일 처음 열린다.

각국 정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감안해 화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선 미 정부가 추구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전략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 등에 관한 4개국 간 협력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쿼드'를 중심으로 "대(對)중국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어 이날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에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회의 배석자로 나설 것으로 알려져 역내 안보 현안 또한 주요 의제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이 12일 열리는 (쿼드) 논의 참여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내 안보 현안이 이번 쿼드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경우 사실상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쿼드'의 태생 자체는 비(非)안보 분야 현안을 다루는 비공식 협의체였으나,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정상급 정례 회의체로 격상되고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역내 현안들을 두루 다루게 된다면 그 위상 또한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참가국들로부터도 쿼드에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의 기능까지 맡기는 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제시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첫 정상회의 개최만으로 그 미래를 점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경우 작년 10월 쿼드와 관련해 "우리나라(일본)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수 있다"며 "'인도·태평양판 나토'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쿼드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에 중국을 염두에 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외교'를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또한 코로나19 발원국 중국이 아시아·아프리카 각국에 백신 등을 공급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긴 하나, '중국'을 직접 겨냥하거나 '안보'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을 것이란 게 닛케이의 설명이다.

닛케이는 전통적으로 '비동맹'을 표방해온 인도가 쿼드 정상회의 개최를 수락한 것도 개발도상국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핵심적으로 다뤄지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인도엔 세계최대 백신 제조업체인 세룸 연구소(SII)가 있다.

이런 가운데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도 이달 10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 동서센터가 공동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쿼드는 독점적이거나 배타적인 모임이 아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나라들이 원칙적으로 세계경제와 코로나19, 기후변화 대응 등 공동의 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쿼드'에서든 그와 다른 또 다른 협의체에서든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 문제가 의제화되는 순간 역내 각국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택일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가 앞서 미국발 '쿼드' 관련 논의에 대해 '거리두기'를 해온 것도 이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안보동맹 관계와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관계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선 '미중 간 양자택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쿼드 정상회의엔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참석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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