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세대교체 임박' 업황 반등 계기되나…DDR5가 뭐길래

인텔, '사파이어 래피즈' 초도 공급 개시…AMD도 신규 CPU 출시 예정

DDR5로 교체 전망…기존 제품보다 단가 높고 교체 수요도 담보

 

신규 플랫폼 출시 지연으로 도입이 늦춰졌던 'DDR(Double Data Rate)5' D램에 대한 서버 등 수요 업체들의 채택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메모리 업황의 반등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D램 세대교체는 신규 수요 발생과 우호적인 가격 조건을 의미한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 초도 물량 공급을 개시했다. 정식 출시 시점은 3분기부터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차세대 메모리 규격인 DDR5를 지원하는 첫 서버용 CPU다. AMD 역시 DDR5를 지원하는 ‘제노아(Genoa)’를 연내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DDR5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차세대 D램 규격이다. 현재 범용으로 쓰이는 DDR4 대비 2배 개선된 성능을 갖췄다. DDR4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3200Mbps 수준인데, DDR5 제품은 6000~7000Mbps를 넘나든다. Mbps는 1초당 100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속도를 의미한다.

인텔이 지난해 4분기 DDR5를 지원하는 PC용 CPU ‘앨더레이크(Alder Lake)’를 출시하긴 했지만 D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버용 CPU 출시 시기가 계속 늦어지며 DDR5로의 전환 시점도 지연됐었다. 업계에선 인텔과 AMD의 차세대 서버 CPU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DDR5 채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DDR5 전환은 D램 제조사들엔 여러모로 호재다. DDR4보다 훨씬 높은 단가로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DDR5는 DDR4보다 약 30% 높은 원가 구조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교체 수요도 전제된다. 데이터센터는 대용량 반도체가 24시간 가동되는 구조상 매우 높은 에너지 비용이 수반되는데, DDR5로 전환하면 유지·보수 비용 감소로 높아진 구매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DDR5 전환이 엔데믹으로 인한 메모리 수요 둔화 상황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 PC용 D램 현물가 하락 현상을 두고 2분기 D램 업황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DDR5 전환 본격화에 따른 교체 수요가 이를 상쇄하는 요소로 작용하다고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D램 현물가가 PC용 제품에 기반해 산출되는 것을 고려하면, 다음 분기 업황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쓰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DDR5 전환 등을 비롯해 시장 규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버시장 변수를 추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PC용 D램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내외로 제한적이다. 반면 서버용 D램 비중은 40% 수준으로 크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일제히 하반기 서버용 메모리 수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시장은 IT 공급망 차질에 의한 DDR4 가격 하락 우려에 집중하지만 올해 DDR5 침투에 의한 D램 업황 효과는 예상보다 클 전망”이라며 “2분기 중 D램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D램 업체들의 보수적인 캐펙스(설비투자) 대응까지 더하면 업황 개선 속도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전환에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양사는 DDR5 제품 생산에 극자외선(EUV) 등 최첨단 공정을 도입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DDR5 신제품의 동작 및 호환성 검증 등도 상당 부분 마친 상태다.

주대영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메모리 업체들은 DDR5 전환에 대해 준비가 된 상황이라 인텔 등이 신규 플랫폼을 출시하면 바로 대응이 가능한 상태"라며 "DDR5 전환은 하반기 메모리 업황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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