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김군'은 나…내가 간첩? 어처구니 없다" 42년만에 얼굴 드러낸 차복환씨

<11일 JTBC 뉴스 룸은 5·18 당시 북한군 광수1호로 지목된 김군의 정체를 42년 만에 공개했다. 김군은 평범한 가장 차복환씨로 80년 5월 친형을 만나러 광주에 왔다가 시민군에 합류했다. (JTBC 뉴스 룸 방송 화면 캡처) 2022.5.11/뉴스1 © 뉴스1>

 

머리 두른 천에 적은 '김군'은 자신이 아닌 '김대중'

국과수 분석 결과 일치율 60%…"표본 적어 단정 어렵다"

 

1980년 5·18 민중항쟁 당시 이름 없는 시민군으로 알려진 '김군'이 42년 만에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11일 JTBC <뉴스 룸>은 지만원 등 극우 보수단체로부터 5·18 당시 북한군 광수1호로 지목된 '김군' 사진의 실존인물 차복환씨를 인터뷰했다. 

차씨는 전남 장흥 출신으로 80년 2월쯤 공장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광주에 올라왔다. 

그는 "당시 친형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 잠시 올라왔다가 시민군에 합류했다"며 "불과 얼마 전까지 내가 가짜뉴스에 악용되는 줄도 몰랐다"고 했다.

지금까지 차씨가 '김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건 공개된 사진 속 인물이 머리에 '김군'이 적힌 천을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씨는 "머리에 두른 천에 '석방하라 김군'이라고 적었었다"며 "여기서 '김군'은 내가 아닌 '김대중 대통령'을 상징한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우러러보고 있었는데 그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쓰면 안될 것 같다고 해 '김군'이라고 적었다"고 설명했다.

42년 만에 존재를 드러내게 된 데는 아내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그는 "집사람이 영화 '김군'을 보고 '이거 꼭 당신 같다'고 말해줬다"며 "TV를 보는데 극우세력이 나를 '북한군 광수 1호'라고 지목하더라. 어처구니 없었다. 세금 내고 사는 내가 간첩인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차씨는 지난해 5·18기념재단을 통해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접촉, 약 1년간 최면 조사와 목격자 교차 진술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왔다고 했다.

JTBC 뉴스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한 차씨와 김군의 신체적 증거를 토대로 실존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과수 분석에 따르면 사진 속 김군과 차씨의 일치율은 60%다. 국과수는 '비교할 사진의 수가 적어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씨와 김군의 신체적 특징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80년 당시 권투선수로 활동했던 차씨는 시합 때 '훅'을 잘못쳐서 오른쪽 엄지 마디가 돌출되는 부상을 입었다.

사진 속 김군 역시 총을 잡고있는 오른쪽 엄지 마디가 다소 돌출돼 있다. 

조사위는 12일 정례 대국민 보고회를 갖고 42년간 베일에 쌓여있던 인물인 김군과 차복환씨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군은 지난 42년간 광주 남구 송암동 학살사건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5월24일 계엄군 간 오인사격으로 군인 9명이 즉사하고 33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당시 오인사격으로 계엄군 사상자가 발생하자 11공수여단은 송암동 일대에서 애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 계엄군은 시민군들이 오인사격 총성을 듣고 송암동 일대 민가로 피신하자 이를 색출하기 위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사진 속 '김군'은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투항했지만 계엄군에 의해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5·18 역사왜곡에 앞장서고 있는 지만원씨가 그의 사진을 바탕으로 시민군을 북한특수군이라고 주장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만원씨는 기관총이 장착된 차량에 올라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그의 사진을 두고 북한군을 지칭하는 '광수 1호'라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