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R&D 신중한 삼성전자…인텔 거센 추격 버틸까

인텔, 작년 R&D 19.3조원 지출…삼성전자 두 배

매출액 대비 R&D 지출, 三電 8.8%…'평균 이하'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약 8조원을 투자해 전세계 반도체 기업 중 두 번째로 많이 지출했지만 매출액과 비교하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텔 등 경쟁 업체들은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보이면서 미래 반도체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R&D 지출은 총 714억달러(약 90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출액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투자 기조는 신중하다. 매출액 대비 R&D 지출액이 2020년 14.5%·2019년 15.1%와 비교하면 매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IC인사이츠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장 폐쇄와 긴급조치 등을 겪으며 신중해진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R&D 지출을 억제한 결과"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65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투자해 전체 반도체 기업 중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29조2000억원)의 약 30%를 재투자한 것이다. 파운드리 선두 주자인 대만의 TSMC와 경쟁하기 위해 첨단 공정인 5나노(nm) 이하 초미세 공정에 대한 R&D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94조1600억원)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R&D 지출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소극적인 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R&D 지출 비중은 8.8%로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평균(13.1%)보다 낮았다. 전년 대비 R&D 지출액 증가율도 지난해에는 13%였는데 이는 2020년(23%)보다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업계는 '총수 부재'를 겪고 있는 현재 삼성전자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전문경영인도 필요한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최소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중한 투자 기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좀 더 큰 권한이 있는 인물이 있었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투자 규모가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쟁 반도체 업체들은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인텔은 지난해 R&D에 전년보다 12% 증가한 152억달러(약 19조3000억원)를 지출해 전체 반도체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 지출액의 두 배가 넘으며, 업계 전체 R&D 지출액의 21%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790억2000만달러) 대비 R&D 지출 비중은 무려 19.2%로 삼성전자에 비해 투자 기조가 매우 공격적이다.

인텔의 R&D 지출액은 2019년에는 전년 대비 1% 감소했으며 2020년에는 1% 증가하는 등 답보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파운드리 재도전을 선언하면서 투자 기조가 크게 바뀌었다. IC인사이츠 관계자는 "새로운 IC 프로세싱 기술 출시를 주도하고 첨단 웨이퍼 파운드리 업계에서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삼성과 직접적인 경쟁자인 TSMC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TSMC는 R&D에 45억달러(약 5조7000억원)를 지출했다. 투자 규모는 인텔과 삼성전자보다 작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로 세 기업 중 가장 높다.

올해 전세계 반도체 R&D 지출 규모는 805억달러(약 102조3000억원)로 전년보다 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5.5%씩 증가해 2026년에는 1086억달러(약 1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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