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대통령 곁 지킨 '文지기' 5인방…양산行 누구

'곳간지기' 총무 이정도 및 신동호·조용우·이진석·신지연 등 대표적

靑참모진 '위대한 국민의 나라' 집필…"치열한 사명감으로 임했던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그동안 문 대통령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함께 손발을 맞춰온 청와대 참모진인 이른바 '문(文)지기'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성과 '문(門)지기'를 본뜬 말이다.

청와대 참모진은 문 대통령이 19대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대선 캠프 등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최측근과 정치권·관가에서 발탁된 인물들로 구성된다. 문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며 주요 정책 결정과 국가 행사에 참여해온 만큼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이들의 거취 역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이정도·신동호·조용우 등 5년 동안 靑 지켜…임기 초 행정관서 비서관으로 승진하기도 

문 대통령과 5년 내내 청와대에서 동고동락한 참모진으로는 이정도 총무비서관과 신동호 연설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사회정책비서관·정책조정비서관을 거친 이 실장과 해외언론비서관·제2부속비서관을 거친 신 비서관과 달리 이정도·신동호·조용우 비서관은 현 자리에서 보직 이동 없이 5년을 보냈다. 보직 특성상 상대적으로 연속성이 중요한 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정도 비서관은 청와대 인사와 재정을 총괄하는 '곳간지기'다. 통상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아왔지만 기획재정부 출신의 예산정책 전문 공무원인 이 비서관이 발탁되면서 화제가 됐었다. 취임 초 생활 경비를 문의하는 문 대통령에게 "전세를 들어왔다고 생각하시라"고 발언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신동호 비서관은 시인 출신으로 문 대통령이 당 대표 및 대선 후보였던 시절부터 메시지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조용우 비서관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사료'를 담당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 시작해 비서관급으로 승진한 사례로는 송창욱 제도개혁비서관, 강권찬 시민참여비서관, 김영문 사회통합비서관, 김재준 춘추관장, 윤재관 국정홍보비서관, 윤지훈 인사비서관, 오종식 기획비서관, 이신남 자치발전비서관,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에 같이 입성했다가 도중에 청와대를 나간 후 다시 돌아온 참모들도 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017년 초대 대변인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사퇴했다. 이후 2021년 5월 국민소통수석으로 다시 발탁됐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2017년 문 대통령의 임기 초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왔다. 2018년 6월 사의를 표했다가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의 설득으로 잔류한 후 2019년 두 번째로 낸 사표가 수리돼 청와대를 나갔다.

하지만 사임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라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위촉되면서 2020년 5월 의전비서관으로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 계속 청와대와 함께 했다.

이호승 정책실장은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청와대 근무를 시작, 2018년 12월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9년 6월 경제수석으로 청와대로 돌아왔다. 이후 2021년 3월 김상조 당시 정책실장이 사임하자 그 후임으로 승진했다.    

◇文대통령 퇴임 후 참모진은 어디로?…양산 사저에는 오종식·신혜현 등 동행

문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청와대 참모진도 저마다 향후 거취를 고심 중이다.  

우선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경남 양산으로 향할 보좌진으로는 오종식 기획비서관과 신혜현 부대변인, 연설비서관실 박모 행정관이 동행할 것으로 파악됐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전직대통령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1명을 둘 수 있다.

오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원고 등을 챙겨왔다. 제주 출신인 오 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대변인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때인 2017년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 2019년 1월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승진 임명됐다. 2020년 1월에 청와대 조직 개편에 따라 현재까지 기획비서관으로 지내왔다.

신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19대 국회의원일 당시 비서관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정책실장실 행정관 등을 거쳤다. 지난해 12월 사회수석실 행정관에서 부대변인으로 승진 임명됐다.

이밖에 양산에 함께 동행할 운전기사에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부터 지금의 '1호차'까지 문 대통령을 수행해왔던 최성준씨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음식점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보좌진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5.10/뉴스1

청와대 참모진 중에는 다음달 치러지는 지방선거나 보궐선거에 출마해 '제2의 정치 인생'을 계획하는 이들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던 김한규 전 비서관은 지난 2일 사표가 수리돼 오는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을 지역 후보로 김 전 비서관을 전략공천했다.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대형 로펌 근무 등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인 김 전 비서관은 민주당에 입당해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6월 정무비서관으로 파격 발탁되면서 약 1년 간 이철희 정무수석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민주당 광주광역시장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충북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 靑비서실의 5년 기록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文, 참모진과 고별 다과회 열어

청와대 참모진은 지난달 7일 문재인 정부 5년의 국정운영 기록을 담은 책 '위대한 국민의 나라'를 출간해 부동산이나 코로나19 방역, 대북 정책 등 주요 정책 결정의 고비마다 숙고 과정과 비화들을 전한 바 있다.

대통령비서실은 책 서문에서 "이 책은 국민께 드리는 '감사의 보고서'이면서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한 '생생한 체험수기'"라며 "늘 국민의 뜻을 받들고자 했던 정부였음을, 시대정신을 피하지 않고 직시했던 정부였음을, 무엇보다 치열한 사명감으로 임했던 정부였음을 기억해주시길 감히 청한다"고 밝혔다.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 책에서 '현 정부가 이전 정부와 특히 달랐던 점은 무엇이었나'라는 물음에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취임 직후 대통령님은 집무실을 청와대 본관에서 여민1관으로 옮겼다. 대통령 집무실의 위치 변화는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있을 때는 대통령 보고가 일종의 큰 이벤트였다. 사전에 차량도 불러야 하고 출입 조치도 미리 해야 하고 절차가 많았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소위 '문고리'니 '십상시'니 하는 것들이 가능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전혀 달랐다. 누구든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여민1관 3층으로 가면 됐다"며 "대통령께서 인터폰으로 찾으시면 누구든 5분 안에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마스크 대란 당시 문 대통령이 비공개 회의에서 참모진을 향해 질책의 목소리를 냈던 일화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때 참모진에게 "정말 속이 터지고 열불이 나는 거지요.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마스크 하나 해결 못 하고, 근거가 어떠니 계속 그러고 있습니까"라며 "뉴스를 안 보시던데 현장을 못 보면 뉴스라도 보세요"라고 언급했다. 이후 국내에 하루 200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는 '홍해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과정을 참모진의 인터뷰와 증언으로 풀어낸 이 책은 출간 직후 종합 베스트셀러 3위,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예약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초판 6000권 물량이 소진돼 출판사 한스미디어가 최소 7쇄 이상 증쇄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주에 걸쳐 청와대 참모진을 비롯한 안보실·경호처 등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했다. 지난 6일에는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인사 200여명과 다과회를 열어 고별 인사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사리사욕 없이 있는 힘 다해 일했고 여러분과 지난 5년을 함께 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4/뉴스1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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