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잇따라 정호영과 '거리 두기'…주말에 윤석열 결단 나올까

이준석·권성동 등 지명 철회 요구…"당선인이 고심할 점 있다"

후보자는 청문회 이후 '잠행'…'임명 강행' 가능성도 있어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들이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요청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그럼에도 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7~8일)이 거취 결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3일 열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장에서 퇴장하며 파행으로 끝났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후보자의 아들이 떨어졌던 2017년 편입학 전형에 낸 똑같은 내용의 서류를 2018년에 냈는데 40점이나 점수를 더 받고 합격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정 후보자는 그에 대해 "응시 전형이 달라서"라고 답하며 자신에게는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로는 더 이상 밝힐 게 없다며 집단퇴장했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를 마친 후 뚜렷한 일정 없이 대구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매일 출근하던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사무실은 국회 청문회 준비를 위해 마련한 곳이라 치워졌고, 본인 전화는 받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인사청문준비단은 지난 4일 이후부터 정후보자 일정이나 소재 등에 대해서는 "청문회가 끝나 우리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러 의혹들이 제기된 정 후보자를 끌어안고 가기에는 국민의힘도 버거운 상황으로 보인다. 다수의 의원들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6일에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준석 당대표까지 임명 철회를 윤 당선인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호영 후보자의 사퇴 필요성에 대해 "우리 당의 의견을 비공개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에 전달했다"면서 "당선인도 아마 각종 의견이나 여론을 감안해 적절한 판단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명 강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러 정치 상황이 진행 중"이라며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석상에서 정 후보자가 특별히 불법을 저질렀다거나 부당하게 사안을 처리했다는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며 여지를 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당선인에게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문회에서 나타난 것이 "민주당이 광고했던 것보다는 훨씬 문제가 덜 한 상황"이었다면서도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고심을 하셔야 될 점이 있다"며 법적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감정 측면에서 정 후보자 문제를 바라봐야 함을 강조했다.

최고 당직자들까지 나서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불투명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 5일 한덕수 후보자와 통화하고 신뢰를 재확인했으며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8석으로 한덕수 후보자 인준을 무력화할 수 있는 민주당이 이를 무기로 정호영 후보자 등에 대한 낙마 공세를 펼치면 도리어 정호영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는 강수를 윤 당선인이 쓸 수 있다는 말이 전해졌다.

하지만 정 후보자와 더 나아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까지 임명된 대신 한덕수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다면 '아빠 찬스'로 시작된 정국 갈등은 더욱 크게 소용돌이치게 된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임기 시작부터 총리 인사 실패의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 주말 동안 정 후보자나 윤 당선인의 결단이 나올지, 결단은 아니라도 의견을 낸다면 어떤 내용일지 주목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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