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 아이파크 8개 동 전면 철거 후 재시공…70개월·2000억원 소요 전망

정몽규 "신뢰 얻지 못하면 회사 존립 가치 의미 없어"…거듭 사과

전체 동 전면 철거 국내 사례 없어…인허가 과정 상당기간 소요 관측

 

정몽규 HDC 회장은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8개 동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4일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의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유병규·하원기 HDC현산 대표이사와 김홍일 HDC현산 경영본부장이 배석했다. 

정 회장은 "광주 화정동에서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 가족분들의 보상 외에는 국민 여러분께 체감할 만한 사고 수습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며 "입주 예정 고객의 불안감은 커져 왔고 회사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기업 가치와 회사 신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8개 동의 철거와 재시공을 약속하면서 "고객에게 안전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객과 국민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HDC현산은 철거와 재시공 과정의 추가 비용을 약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연 비용과 입주 예정자 주거지원비, 향후 보상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HDC현산은 앞서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손실추정액을 1754억원으로 인식해 당기순손실로 반영한 바 있다. 

철거 후 준공까지 예상 기간은 약 70개월이다. 김홍일 경영본부장은 "철거에 대한 (비용) 책정과 관련해 국내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주변 민원과 철거 방법, 인허가 과정을 포함해 철거와 재시공까지 약 70개월로 가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도 내놨다.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강력한 처벌 필요성을 강조하고 영업정지 처분의 과징금 대체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는 질의에 대해선 "기업 본연의 업무에 계속해서 충실해나가도록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병규 대표이사는 "국회에서 일어난 일은 잘 알지 못하지만, 저희는 기업의 책임과 역할이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기업 신뢰를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본연의 업무에 계속해서 충실해 나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HDC현산이 시공하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지면서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바리(지지대) 미설치와 공법 변경, 콘크리트 품질 등에 대한 관리·감독 부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국토부는 지난 3월 HDC현산에 대한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관할관청인 서울시에 요청했한 바 있다. 시는 관련 징계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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