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엄지의 주식살롱] 환율이 왜 이렇게 오르나요? 주식시장 영향은?

최근 환율 상승세…안전자산 '달러'가치 상승+무역수지 적자 영향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 호재…반면 외국인 자금 유출은 우려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1270원을 돌파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와 같은 경제 충격도 없고, 오히려 일상회복에 나선다고 하는데 왜 환율이 이렇게 오를까요? 그리고 환율이 오르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바꿀 환(換)과 비율 율(率)을 쓴 단어가 바로 환율입니다. 두 나라 간 돈을 바꾸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달러·원 환율이라고 하면 한국 돈과 미국 돈의 교환 비율을 의미하겠죠. 환율이 1200원이라는 말은 1달러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 돈 120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환율이 올라 1300원이 됐다고 하면 같은 1달러를 받기 위해 한국 돈 13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1달러를 사는데 한국 돈이 더 많이 든다는 뜻으로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말합니다. 환율이 하락했다면 달러 약세 또는 원화 강세 상황일 겁니다.

환율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입니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통상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가치가 올라갈 때 발생합니다.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안전자산의 성격을 가집니다. 지금처럼 주식 등 위험자산의 가치가 내려가거나 변동성이 클 때 큰손 투자자들은 일단 달러를 비축하면서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성향이 있습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호황일 땐 안전자산 수요가 하락하기 때문에 달러 가치도 하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화 가치가 떨어져도 환율이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1998년 IMF 당시 환율이 2000원까지 치솟았던 게 하나의 예가 되겠죠.

무역수지 적자는 환율 강세를 부추깁니다. 최근 정부 발표에 따르면 4월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52억달러까지 확대됐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달에는 흑자였는데 말입니다. 이는 수출도 늘었지만, 수입이 더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반도체 가격은 오히려 조정을 받았는데, 수입해야 하는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의 상당 부분을 다시 해외로 보내야 하니까 국내에 달러가 반출이 되고, 환율이 상승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자 기획재정부 차관이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면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가겠다"면서 시장안정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정부는 환율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보고 있습니다. 환율이 급변하는 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출 국가인 한국은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미국의 B기업에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고, 1달러 가치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랐다고 합시다. A기업의 반도체는 변한 게 없지만, 가격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랐습니다. 즉, B기업은 똑같은 1달러를 줬지만, 그걸 원화로 바꿨을 때 A기업은 1100원이 아니라 1200원을 벌게 되었습니다. 환율 상승은 국내 수출 기업에는 호재입니다. 최근 삼성전자, 현대차 등 수출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좋았던 것과 2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또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의 매도 성향을 자극합니다. 외국인도 국내 주식에 투자하려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거든요. 증권업계 분들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국인은 주식 가격의 상승보다는 환율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1달러가 1100원일 때 외국인 투자자가 1000원짜리 주식을 1000주를 산다고 가정해봅시다. 한국 돈으로는 100만원어치이고, 달러로는 909달러가 들었습니다. 매수 후 주가는 변동이 없었지만, 환율이 12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이때 외국인은 해당 주식 1000주를 매도해 달러로 환전합니다. 833달러를 손에 쥐었습니다. 샀을 때보다 손해죠? 그런데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러면 외국인들은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주식을 팔려고 합니다. 그동안 주가가 올랐다면 더 생큐(Thank you)고요.

환율 상승(달러강세)은 앞으로 계속될까요? 상승세가 꺾이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꺾이고, 달러 강세가 진정돼야 한다고 합니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무역 흑자가 줄어드니, 국제 유가가 진정되는 것도 환율 안정화에 필수 요소입니다. 현재로서는 달러 강세 요인이 더 우수한 상황으로 긴장의 고삐를 놓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를 부추길 만한 요인들은 이미 현재 환율에 반영됐다"라고 하는데요, 새로운 변수가 없다면 환율이 더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러한 전망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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