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電 연봉 9% 인상…대-중기 임금 '부익부 빈익빈' 박탈감 커진다

1월 대기업-중소기업 임금 격차 2.4배…사회적 갈등 '우려'

삼성전자, 작년 평균 연봉 1억3500만원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9%로 결정하면서 중소기업 직원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지난해 일부 게임업체들의 파격 연봉 인상으로 시작된 '임금 경쟁'은 삼성과 SK, LG 등 대기업 주력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부익부 빈익빈' 구조를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임금 인상 여력이 적은 중소기업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부담까지 가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고용노동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평균 임금 수준은 대기업이 924만8000원, 중소기업이 382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임금 격차가 무려 2.4배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해 같은 달(2배)보다 차이가 더 커졌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임금 인상은 개별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따른 결과보다는 인력 부족 탓이 크다. IT분야 개발자를 중심으로 인재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대기업과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연봉을 높였다.

임금 경쟁에서 밀린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 확대는 물론 남아있던 우수 인력이 유출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임금 인상률을 9% 결정하자 온라인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 누리꾼은 "8년차 인금 인상률 3% 미만. 물가 오르고 월급 8만원씩 올라봐야 소용없다. 삼성인과 격차는 숨만 쉬어도 벌어지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나", "직장 경력 14년 차인데 연봉 5000만원도 안 된다" 등의 하소연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기업 및 정규직 중심으로 생산성을 초과하는 고율 임금인상에서 비롯된 임금 격차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유발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대·중소기업 임금의 상대적 수준을 비교(2018년, 대기업 임금=100 가정 시 중소기업 임금)한 결과 EU는 75.7, 일본은 68.3, 한국은 59.8로 한국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한국 70.4, 일본 64.2, EU 74.7)과 비교하면 한국만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최근의 연봉 치킨게임을 반영하면 그 격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 News1 DB


이런데도 삼성전자의 일부 직원들은 올해 임금인상률에 대해 기대했던 '두 자릿수'가 아니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직원 가입률 4%에 불과한 노조는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인상률 결정은 불법'이라며 사측을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대부분 직원에 적용되는 임금인상률은 5%에 그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본 인상률이 5%이지만 대졸 사원(CL2 직급)의 경우 평균 인상률이 12%에 달하고 상위 고과 등급을 받는 일부 직원의 경우 15% 이상의 인상률을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7.5%의 연봉 인상을 단행했지만 성과급 등이 반영되면서 실제 평균 연봉은 13.4%(1억2700만원->1억4400만원) 올랐다. 임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3500만원이다. 올해도 인센티브 등을 반영할 경우 실질적인 연봉 상승률은 두 자릿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연봉 9% 인상은 기존 급여 수준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과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는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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