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향해 "앙증맞은 몸"·상대당에 "나댄다"…아수라장 된 본회의

배현진·박찬대, 형사소송법 상정 전 의사진행발언…고성·야유 난무

"국회 자살 행위 방조" vs "부끄러운 줄 알라"…낯 뜨거운 상호비방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가결, 상정된 30일 본회의에서는 체면을 잊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비난이 난무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는가 하면, 상대 당 의원들을 겨냥해 "나댄다"고 표현하는 등 여야 의원들 사이 낯 뜨거운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하기 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의사진행 발언자로 나섰다.

박 의장이 배 의원에게 순서를 넘기자 배 의원은 박 의장과 마주서서 약 5초간 박 의장을 응시한 뒤 마이크 앞에 섰다. 국회의원들은 단상에서 발언하기 전과 후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들에게 각각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관례다.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부를 향한 경의 차원이다.

배 의원은 "오늘 무소속이어야 할 국회의장의 노골적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 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서 저는 국민의 뜻을 담아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함을 먼저 알려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현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로 가득찼다.

배 의원은 "오늘 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부의장(정진석)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당직자, 경호인들을 앞세워 무차별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 70여 명은 의장실 앞을 찾아 박 의장의 본회의장 입장을 가로막기 위해 바닥에 앉아있었다. 박 의장이 의장실을 나서자 의장실 당직자들이 길을 트기 위해 일부 의원들의 정강이를 구둣발로 찼다는 게 배 의원의 주장이다.

배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기 위해 앞줄에 앉은 여성 의원들을 구둣발로 걷어차며 용맹하게 이 국회의장석에 올라오셨다"고 소리쳤다.

배 의원은 뒤를 돌아 박 의장을 마주보고 서서 "당신이 얘기하시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 말씀해 보십시오"라고 외치며 삿대질을 했다. 이에 다시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배 의원은 "오늘 저희 의원들을 구둣발로 걷어찬 당직자들에 대해서는 면밀히 채증해서 응당한 처신을 하도록 하겠다. 박 의장은 사퇴하라"고 한 뒤 의장석과 객석에 인사를 하지 않은 채 뚜벅뚜벅 걸어 내려갔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하는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2.4.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뒤이어 단상에 선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장 배석 하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의총에서 추인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전면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으로 답했다.

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소위 법안심사 보고 중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우'하는 소리로 고성을 질렀다"고 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우'라고 야유했다.

박 의원은 "김웅 의원님. 그날 얼굴이 벌겋던데 약주하고 들어오셨죠. 제가 그 앞에서 다 지켜봤다"며 "국민의힘 의원님들 제발 이성을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 힘으로 밀치는 과정에서 국회에 많은 분이 다쳤다는데 자제해주시기 바란다. 국민이 지켜보고 계시다.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모든 의사진행발언이 끝난 뒤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개정안은 분명히 여야가 모두 합의하고 의총을 통해 추인한 내용"이라며 본회의에서 고성과 야유를 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야만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됐고 국민이 지켜보시는데 폭력적이고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성을 잃은 행위를 하는 것은 의원 품위 유지상 상당히 문제가 돼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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