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위' 호건 주지사, 美행정부에 '韓과 철강232조 재협상' 촉구

美상무부와 USTR에 서한 보내…"기존 합의, 시대에 뒤떨어져"

산업부 등 韓정부, 호건 주지사와 철강 문제 협의하는 등 공 들여와

 

이른바 '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한국과의 철강 232조 재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메릴랜드 주정부에 따르면 호건 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및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호건 주지사는 서한에서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급망 도전, 인플레이션 증가, 가격 인상이 계속 비용을 늘리고, 많은 경우 주요 인프라와 건설 프로젝트를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강 산업에서의 세계적인 생산 과잉과 철강 분야 탄소 배출을 다루기 위한 광범위한 논의에 관여하는 동시에 유럽연합(EU) 및 일본과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완화하는 합의를 한 최근의 판단에 갈채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그러면서 "한국 등 또 다른 핵심 동맹과 유사한 협상을 지연하지 않기를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고율의 관세를 적용받아 온 EU 및 일본과 차례로 협상을 해 관세를 완화하는 합의를 도출했지만, '쿼터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한국 정부의 재협상 요청에는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아직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철강 25%, 알루미늄 10%)를 부과하고 물량을 제한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2015~2017년 3년간 평균 수출물량의 70%로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도입하는 대신 관세를 면제받은 바 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행된 철강 232조에 대해 "미국 제조업 강화와 미국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동시에 우리 경제의 향후 성공 가능성을 위해 우리는 비시장적 경제 관행과 공급망 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과 협력하는 프레임워크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EU 및 일본과의 합의와 현재 영국과의 논의가 그런 역할을 한다면서 "필수적 동맹이자 미국 제조업계에 고품질의 시장경제적 철강을 공급하는 한국이 이같은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동맹으로부터 수입하는 철강 관세를 완화하는 일은 우리 주와 미국 전역의 일자리 성장과 투자를 촉진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저는 미국 주(州)들 가운데 국내·해외 기업으로부터 일자리를 창출하는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선도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한다"고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또 "미국의 많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투자자들도 그들의 제조를 위해 수입 철강 사용 가능성에 의존한다"며 "EU, 일본, 영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철강 공급자들은 우리 주 기업들에게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어 한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처음으로 쿼터제 도입한 첫 국가였다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철강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 시장에서 철강 가격이 높아지면서 이 합의는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한미간 기존 합의가 융통성이 없고 번거로운 것으로 입증됐다면서 "한국 철강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에 추가 부담과 비용을 초래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동맹들과 관여한 것처럼 이런 결점들을 다루고 한국과 새로운 논의를 시작할 시기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한국산 철강에 의존하는 우리 주의 제조업체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미국 제조업은 이미 생산성을 약화시키고 미국 소비자에게 기록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비용 증가와 심각한 공급 차질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인 유미 호건 여사를 배우자로 두고 있는 데다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면서 '한국 사위'로 불린다. 최근 공화당내 차기 잠룡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적 입지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주지사 모임에 참석해 철강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서한 발송도 여 본부장를 비롯해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요청을 호건 주지사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그간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호건 주지사에게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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