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에 구두개입 강도높인 정부…시장안정 '노력'→'조치'

이억원 기재1차관 주재 거시경제금융회의

"직영주유소, 유류세 30%인하 즉각 반영"

 

달러/원 환율이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자 정부가 톤을 높여 시장안정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9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정부는 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의 코로나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언급은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라고 언급한 것에 '조치'라는 단어를 추가, 좀 더 센 강도로 시장개입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7.3원 상승한 12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달러당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종가 1285.7원)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이다.이 차관은 "미국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한미 금리차 축소 및 외국인 자금 유입 둔화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다만 "글로벌 금리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변동성도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향후 금리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의 파급 효과 등을 예의 주시해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과 관련해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그는 "크림반도 사태 이후 강화돼온 대(對)러시아 제재로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대러 익스포저가 과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며, 국내 금융기관의 대러 익스포저도 미미한 점 등을 볼 때 디폴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가계 및 자영업자 부채 관리와 관련해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 관행 정착, 분할상환 유도 등 거시건전성 차원의 관리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자영업자의 부채 부담을 낮추고 만기 연장·상환유예 등 한시적 지원 조치종료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들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물가와 관련해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당분간 물가 상승압력이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류세 인하분을 소비자들이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 중인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5월1일부터 역대 최대 수준인 30%까지 확대해 시행하기로 했다. 시행 기간은 7월까지 3개월이다.

이 차관은 "유류세 인하분을 소비자들이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업계·기관 협조를 통해 정유사 직영주유소는 인하조치 시행 당일부터 추가 인하분(휘발유 기준 L당 83원)을 즉각 반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어 "저유소 운영시간과 배송시간을 주말포함 최대 24시간까지 연장하고, 주유소 배정물량을 분할 공급하는 등 유류세 인하분 물량이 전국 모든 주유소에 빠른 속도로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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