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까지 점령한 '매운맛'…어디까지 얼마나 더 핫해질까

스트레스 해소·맵부심에 더 강한 매운맛 제품 줄이어

 

'매운 맛' 열풍이 라면과 떡볶이, 과자에 이어 아이스크림까지 접수했다. '강한 매운 맛'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운 맛으로 이른바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날려버리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남들이 먹기 힘들어하는 매운 음식을 먹고 자신의 SNS에 이를 인증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당분간 매운 맛 제품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매운 맛 머금은 찰떡·붕어 아이스크림…시원하지만 '핫핫'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3월초 국내 최초 매운맛 아이스크림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를 출시했다. 초도물량 1만개를 시작으로, 50만개만 한정판으로 우선 내놓을 예정인데 인플루언서나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화제를 모았다.

아이스크림엔 할라피뇨 성분이 들어간 주황색의 떡 안에 크림체다치즈 아이스크림을 넣고 또 그 속에 매운맛의 칩과 쿠키를 담았서 매운 치즈떡볶이 맛을 구현했다.

빙그레도 이르면 이달 말 붕어싸만코에 매운 불닭소스를 첨가한 매운맛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를 출시할 예정이다. 빙그레 측은 "아직 정확한 출시 날짜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운 아이스크림은 해외에서 이미 출시된 바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알디치 카페에선 밸런타인데이를 기념, 매운 고추를 넣은 아이스크림을 판 게 국제적 이목을 끌었고, 대만에서도 비슷한 아이스크림이 판매됐었다.

삼양라면 핵불닭볶음면 미니 © 뉴스1 DB


◇더 이상 맵지 않은 신라면… 극강 매운맛 제품 속속 출시

최근 출시되는 매운 맛 제품들은 그 강도가 예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지난 1986년 처음 세상에 등장한 농심 신라면은 약 25년 가량을 '매운 맛 제왕'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내놓으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불닭볶음면의 스코빌 지수(미국 화학자 윌버 스코빌이 개발한 매운맛 척도)는 4404SHU로 신라면(2700SHU)보다 2배 가까이 높다. 

불닭볶음면 성공신화에 팔도와 CJ제일제당은 각각 틈새라면 볶음면, 비비고 불닭갈비 볶음면 등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밖의 외식시장에서도 마라탕, 불족발 등도 매운 트렌드 동일선상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런 음식은 각각 편차가 있지만 우리 고추가 600~2000SHU, 청양고추의 경우 2000~1만 SHU 가량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매운 라면' 못지 않은 맵기를 자랑한다.

도미노피자는 150만 SHU 이상의 무시무시한 맵기의 캐롤라이나 리퍼를 넣은 '캐롤라이나 핫치킨 피자'를,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은 ‘내쉬빌 핫치킨 버거’를 내놨다. KFC는 맵기로 손꼽히는 고추 '고스트페퍼' 부트 졸리키아(85만 SHU)를 이용, '커넬고스트헌터버거'를 내놓고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맵부심에…매운맛 인기 계속

매운맛은 미각은 아니다. 미각은 단맛, 짠맛, 신만, 쓴맛, 감칠맛 등 5가지로 표현된다. 매운맛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미각이 아닌 통각이기 때문.

전문가들은 매운맛 인기비결로 스트레스 해소를 꼽는다. 캡사이신이 입안의 통각 세포를 자극하면 뇌에서 엔도르핀 호르몬이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격렬한 운동이나 흥분, 통증, 매운맛 등 강한 자극에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고통을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실제 매운 음식과 단 음식을 더 많이 찾았다.

코로나19와 매운맛의 인기는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내놓은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 ‘일상생활 리포트 플러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지난해 3월과 8월 떡볶이, 불닭발, 불족발, 불냉면, 마라 등 매운 식품 택배 물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8.4%, 40.6% 급증했다.

전도근 전 아주대 교수는 책 '고추는 나의 힘'에서 우리나라 음식이 급격히 매워지게 된 시기가 1960년대 경제개발기였다면서, 급격한 경제 성장기에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시간이 없던 서민들이 식사시간에나마 매운맛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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