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꽃값 2000만원'…서로 다른 카드 막 섞인 정호영 업무추진비

정호영 병원장 당시 업무추진비 자료마다 달라

경북대 “기관장이 쓴 것과 기관이 쓴 것 섞여…다시 정리 중”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시절인 수년전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기관장 카드 사용분, 다른 카드 사용분, 계좌이체분까지 뒤섞여 정확한 규모 파악조차 안되고 있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공공기관의 경영 현황 공개 사이트인 알리오에 정 후보자 재직 당시 경북대병원 기관장 업무추진비가 올라있지만 이 역시 엉터리였다.

경북대측은 "이를 재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최근 경북대병원으로부터 정 후보자가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8월~2020년 8월 정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국내카드승인내역'을 받았다. 

이 내역에는 정 후보자가 업무추진을 위해 사용한 법인카드 번호, 사용처(업소명), 사용 금액, 날짜 및 시간, 취소 여부 등이 적혀 있었다. 이 자료에 근거해 뉴스1은 정 후보자가 금지된 심야 결제를 했다가 다음날 취소 후 다시 결제한 사례, 먹고 마시면 끝인 음식점 결제인데 취소만 한 의문 등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종윤 의원실은 그후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 같은 같은 기간 동안의 '기관장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을 요청, 경북대로부터 받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앞서 받은 '카드승인내역'과 나중에 받은 '세부내역'의 내용이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내역에는 3년 동안 2000만원 넘게 화환비로 쓴 특이한 이력까지 나왔다. 

개인 업무추진비는 카드 사용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들 화훼업체에는 대금이 매월 말에 계좌이체됐고, 정 후보자 임기 말인 2019년 말부터 2020년 7월말까지는 이같은 화환 비용밖에 나간 것이 없었다. 기관장 법인 카드가 2개이고, 남은 예산을 막판에 몰아썼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경북대측은 28일 기관장 법인카드가 2개였을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경북대병원 측의 착오로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사용이 아닌, 기관 전체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두번째 제공한 세부내역이 병원장 업무추진비가 아닌 기관 업무추진비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알리오에 공시된 대학병원의 업무추진비 역시, 위와 같은 사유로 정확한 수치가 아니며, 현재 재수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경북대 측은 수년간 이같은 오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은 앞서 정후보자가 2017년과 2018년 경북대병원 원장 재직시절 10개 국립병원 중 가장 많은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알리오에 올라 있는 경북대병원장 업무추진비 2017년도와 2018년도분은 10개 국립병원(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전북대·강원대·서울대·제주대·전남대·부산대·충북대 병원) 중 가장 많은 액수였고, 다른 비슷한 급의 병원보다 몇 배나 더 많이 사용한 규모였다.

경북대 측 해명대로 기관장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이 정호영 당시 병원장의 업무추진비가 아니고 병원측의 업무추진비라고 해도 이상한 점이 여전히 남아 있다. 2019년 1211일 한 음식점에서 카드로 사용된 것을 제하고는 12월부터 임기말까지 오로지 화훼비만 지출되었는데 기관이 여러달 동안 화훼비만 업무추진을 위해 사용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즉 이 내역서 역시 불완전한 것이라는 의미로, 공공기관인 경북대나 병원 측이 병원장이든 기관 자체든 업무추진비 사용을 방만하게 집행해왔으며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뉴스1은 병원장 업무추진비 카드 한도와 사용 내역을 비교해보고자 경북대 측에 당시의 업무추진비 한도 또는 규모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경북대측은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연간 예산으로 잡혀 있으며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전해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