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팔이'에서 '20대 클럽충'까지…코로나19가 키운 세대 갈등

586에 불만, 코로나 불안 속 2020년 2분기 증폭

전문가 "청년 기회 축소에서 비롯...실용적 해법으로 풀어야"

 

"꼰대, 라떼팔이, 틀딱…."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세대 차이가 '문화 차이'가 아닌 '갈등'으로 크게 번졌다.  2019년 '꼰대' 라는 말이 유행했던 점에서 보여지듯 젋은층의 노년층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이 대규모로 확산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노년층에 대한 혐오가 증폭된 모습이다. 절음층에 대한 노년층의 반감도 비례적으로 늘었다.

11일 뉴스1이 빅데이터 분석업체 타파크로스에 의뢰해 뉴스 기사와 소셜미디어(SNS)에서 갈등관련 언급량(버즈양) 데이터를 집계하고 정해진 산식에 따라 지수를 계산해본 결과 올해 1분기(1월1일~315일) 누적기준 한국사회 세대갈등지수는 99.8로 2018년로 2018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수는 직전 4개분기 평균치를 기준으로 해당분기 세대 갈등 관련 언급량 증감과 긍정언급량 대비 부정언급량 초과유입치 증감을 토대로 분기별 증감지수를 산출한 다음, 이를 시기별로 합산해 누적지수를 작성했다.(2018년=100) 세대외에 젠더·진영·불평등·일터갈등 지수도 같은 방식으로 산정됐다.이 기긴중 약 4억4323만여건에 이르는 5개갈등 전체 언급량 중 세대 갈등이 전체 버즈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다. 

종합갈등지수는 이들 5개 유형별 갈등지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도출했다. 각 갈등에 대한 사람의 참여도와 상관없이 각 갈등이 사회에서 갖는 무게나 중요성은 같다고 가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분기 전체 언급량이 늘수록, 부정언급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될 수록 갈등전선이 확산되고 갈등정도도 깊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라떼·꼰대'로 본격화된 세대 갈등

2018년 이후 세대갈등은 그다지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2019년 2~3분기 1차 증폭된다. 2019년 3분기 세대갈등지수는 누적기준 105.1로 전분기 대비 5.2 증가했다. 당시에는 '꼰대'라는 말과 꼰대를 풍자하는 표현인 '라떼팔이' 등이 온라인 상에서 많이 사용됐다.

같은해 말 뉴질랜드 의회에서 20대 클로에 스와브릭 녹색당 의원이 환경문제에 반대하는 기성의원의 야유에 '오케이 부머(OKboomer,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조롱)'라고 맞받아치면서 해당 표현이 한국에서도 회자됐다. 타파크로스에 따르면 이 시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 등에서 회사 상사를 '라떼, 꼰대'라고 지칭하는 게시글도 많았다.

또 현 정권이 추진하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정책이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을 더욱 강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MZ 세대가 외치는 '공정성'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정규직화, 여성할당제 등과 부딪히면서 세대갈등으로도 번진 부분도 있다"고 했다. 

 

◇코로나 거치며 노인·청년층 혐오표현 일상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는 노인·청년 세대에 대한 상호비난이 크게 늘었다. 2020년 2분기에는 사회갈등지수가 109.3으로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020년 2분기인 4,5월에는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위험성에 무감각한 청년들을 비난하는 '클럽충' 등의 단어가 생겼다. 이후 청년층의 핼러윈 파티 등을 두고도 비난 여론이 높았다. 

같은해 8월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교인, 태극기부대 등을 중심으로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가 개최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노인들로, 당시 노인 혐오표현인 '틀딱', '노인충', '틀극기' 등의 표현이 사용됐다.

한번 만들어진 '혐오표현'이 계속해서 사용되는 것도 세대갈등의 특징이다. '틀딱' 등 노인을 비하하는 단어도 2020년 이전에 쓰였지만 2020년에는 전년대비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일상화됐다.  

타파크로스는 "세대갈등에서 한번 사용된 신조어의 경우 사용의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는 있으나 소멸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도 소셜 미디어상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돼 생명력이 긴 편"이라고 분석했다.

세대갈등은 정점을 찍고 난 후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2020년 2분기 사회갈등지수가 정점을 찍은 이후에도 세대 분야의 사회갈등지수는 100 안팎을 오가며 유지되는 양상을 보인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세대 갈등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격렬해지고 심해지는 특징들이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며 "특히 20대와 60대가 일체화되면서 40대와의 균열이 분명해졌고 정권 후반에 들면서도 세대 간 의견차가 거의 패턴화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세대갈등도 결국 기회의 축소에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이해하고 정치권에서 해결 실마리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이 많이 부각되지만 세대 내에서도 각자 자신의 상황에 따라 의견이 달라진다"며 "단순히 세대 간 문화, 가치관 차이를 강조하다보면 소득이나 자산불평등 문제를 은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교육, 취업, 결혼, 주거, 육아 등에서 소외된 청년들 위한 정책을 제대로 내놓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도 "산업발전 구조상 2030 세대가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기업들이 인건비를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임금피크제 등 제도를 논의해 청년들의 사회 진입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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