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탈원전 백지화'에 원전산업 기지개…두산 이어 SK·삼성重 뛰어든다

한수원-두산, 8조 체코 원전 수주 총력전…고사위기 원전산업 다시 꿈틀

SK그룹, 소형원전사업 투자 검토 나서…삼성중공업은 해상 원전 착수

 

문재인 정부에서 고사 위기까지 맞았던 세계적 수준의 한국 원전 산업이 '탈(脫)원전 백지화'를 앞세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꿈틀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등과 8조원대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고 SK그룹도 차세대 원전 벤처기업인 테라파워에 투자를 검토하며 소형원전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중공업은 덴마크 기업과 손을 잡고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친환경 에너지'라는 점이 세계적으로 확인된 만큼 새 정부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우리나라의 뛰어난 원전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 사업 수주 낭보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8조원대 체코 원전 수주 총력전…'親원전'에 기대감 부푼 두산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손잡고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한수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프랑스를 제치고 이번 사업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총사업비 60억 유로(약 8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사업을 따낼 경우 한국 원전사업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체코에서 검토 중인 최대 3기의 추가 원전 건설 사업 참여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새 정부의 '탈원전 백지화'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 대표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당시 사전제작비·토지매입 등을 포함해 79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사업이 중단되면서 비용 보전이 이뤄지지 않았고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로드맵이 모두 취소되면서 재무위기로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SMR 실증·상용화 촉진을 통해 세계 SMR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의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에 약 1억달러(약 1241억원)를 투자했다.

SMR은 발전용량 300MW급 이하 원전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반면 초기 투자비용은 적고 건설기간이 짧아 차세대 원전으로 꼽힌다.

SMR은 경량화를 통해 물류, 국방,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해수담수화 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경제의 핵심인 수전해 작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에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선진국들의 대체 발전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외 원전 사업에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이집트 원전 사업에서 6000억원 규모의 수주가 확정됐고 하반기엔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인도 원전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News1 이승배 기자


◇ 두산 이어 SK도 소형모듈원전 투자 검토…삼성重은 해상 원전 개발

SK그룹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세운 테라파워 등 SMR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수소 등 에너지 분야를 넘어 차세대 원전(原電)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SK그룹이 원전 사업 투자에 나선 것은 '넷 제로'(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실행 방안 중 하나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넷 제로 달성을 위해 SMR 영역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도 SMR 가능성에 주목해 2006년 테라파워를 설립하고 SMR 개발에 나섰다. 미국 외에도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70여종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원자력 발전 설비를 바다에 띄우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용융염원자로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Seaborg)사(社)와 소형 용융염원자로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해상 원자력 발전시설은 바다에 접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육지에 발전소를 건설하기 어려운 북극 등 해양자원지나 도서 지역 등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원전 건설지 주민들의 반대로부터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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