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월 소비자물가 4.1% 올라…외식물가 24년 만에 최고

10년3개월 만에 4%대…석유류 가격 급등 탓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물가 3.3% 상승

 

3월 소비자물가가 10년여 만에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데 기인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석유류 등 공업제품 오름세 확대로 상승폭이 전월대비 0.4%포인트(p) 확대됐다"며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가 (물가를) 0.53%p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나 이번달 상승폭 확대는 대부분 석유류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이다 지난달 4%를 돌파했다.

물가상승률이 4%대에 올라선 건 2011년 11월과 12월 각각 4.2%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0년3개월 만이다.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1,978원에 판매되고 있는 모습. 2022.4.3/뉴스1DB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해 지난해 11월(5.4%)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1년 전보다 6.9% 올랐다. 2008년 10월(9.1%)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6.4%, 석유류는 31.2% 급등했다.

가공식품은 2012년 4월(1.5%) 이후, 석유류는 지난해 11월(35.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0.4% 올라 올해 1월(6.3%), 2월(1.6%)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1년 전보다 수입쇠고기(27.7%), 포도(24.5%), 귤(18.2%)이 많이 올랐고 파(-62.0%)와 양파(-50.0%), 고구마(-25.2%) 등은 떨어졌다.

수입쇠고기 가격 상승은 국산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 대체효과가 있으나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동월대비 2.9% 올라 지난 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서비스가 4.4%, 공공서비스가 0.6%, 집세가 2.0% 오르면서 3.1%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은 6.6%, 외식 외는 2.9%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소비수요 회복과 국제곡물가격 상승, 농축수산물 가격상승이 누적되며 재료비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식당가의 모습. /뉴스1DB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3.3% 올랐다. 2011년 12월(3.6%)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5.0% 올랐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며 2.2% 하락했다.

어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에 관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없었어도 불안요인이 있던 상황에 대외적 물가상승요인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공업제품 가격, 개인서비스 중 외식 추이를 볼 때 당분간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분기 갈수록 오름세가 확대돼, 남은 기간 내내 계속 오르지 않는다면 하반기엔 역 기저효과가 작용하며 상승폭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와 관련해선 "분명히 오름세 확대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워낙 국제유가 상승세가 빠르면 크게 영향이 없을 수 있다"며 "전체 물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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