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에 민주당·국민의힘까지…'용산 집무실' 둘러싸고 신경전 격화

文 "안보, 한순간도 빈틈 없어야"…尹측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

국방위…與 "졸속 이전이 문제" vs 野 "안보? 신구 협력하면 돼"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여야가 이전 계획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등 권력 이양시기 '신구(新舊) 권력 갈등'이 다각적으로 격화하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도 성사되지 않은 상황 속 양측 충돌 기류가 장기화한다면 윤 당선인 측에서는 앞으로 국무총리 인준, 정부조직 개편 등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 정권 인수 작업이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날(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정에는 작은 공백도 있을 수 없다. 특히 국가안보와 국민 경제, 국민 안전은 한순간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윤 당선인이 추진하는 '취임 전'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두고 안보에 대한 우려 탓에 선뜻 타협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에 같은 날 브리핑에서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집무실 이전 갈등으로 민생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반발하기도 했다. 

이전 계획을 두고 서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던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안보 공백'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집무실 이전이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점을 근거로 '발목잡기'라고 맞받았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과거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같은 데에서도 상상하지 못할, 군사작전 하듯이 졸속으로 이전하는 게 큰 문제"라면서 서욱 장관을 향해 "당선인 쪽에 객관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얘기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 당선인이 무서운 건가. 지금이 국보위 시절이 아니지 않나"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윤 당선인 계획대로라면 4월에 본격적인 이사가 될 것 같은데, (북한의) 태양절과 건국절이 있는 시기"라면서 "(북한이) 지금까지도 여러 차례 미사일을 쐈는데, 이런 불안한 시기에 속전속결로(라도) 50일 동안 이사를 하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런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양 세력 간 협력을 통해 안보 공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 공백, 안보 공백 걱정하는데, 지금 신권력과 구권력이 협력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왜 이렇게 정치공세를 하고 발목을 잡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이사를 하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인정한다"면서도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협력만 이뤄지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어제 오전만 해도 청와대에선 '윤 당선인의 의지가 지켜지기를 원한다'고 했다가, 오후에는 안보 공백을 이유로 예산편성을 거부했다"면서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무슨 일인지 생각하고 황당해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무실 이전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당선인 측을 넘어 여야로 전장이 확대하면서, 협치가 중요한 여소야대 정국이 얼어붙고, 정치권에서 민생 문제는 제대로 검토되지 못하고 제쳐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이나 예산 문제를 비롯해 어떤 문제든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용산 집무실 이전 문제로 인수위 시간이 낭비되면 (당선인 측이) 추진하는 모든 것이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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