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반대 아냐" 尹측 "무서운 세입자 아냐"…'용산 이전' 여론전

박수현 靑수석 "안보 우려 해소되면 당장이라도 협조"

尹측 "文·尹 공감대 가진 몇 안되는 공약…원활할 줄 알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시대' 구상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충돌한 지 하루 만인 22일 청와대는 "용산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급박한 이전에 따른 안보 우려를 거듭 제기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도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등 양측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선 모습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연달아 출연해 "(청와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공약과 국민 곁으로 가겠다는 소중한 뜻이 잘 지켜지길 바란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다"며 "청와대가 용산 이전을 반대한다거나 신구 권력 갈등이라거나 이런 기사 제목이 (더는)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을 향해 "어제 (입장문에) '안타깝다'면서 우리(청와대)가 마치 (이전을) 반대하는 것처럼 발표하셨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청와대의) 진심이 그렇게 오해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윤 당선인 측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윤 당선인이) 용산으로 가든 어디를 가든 저희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만 임기 시작일인 5월10일까지 집무실 이전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했다.

박 수석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지속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져 안보가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5월9일 밤 12시(임기 종료일)까지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위기관리시스템을 가지고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라며 "그러면 밤 12시가 지나고 바로 이것을 어떻게 이전해 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냐는 게 충분히 문제가 되는 게 아니겠냐. 그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윤 당선인 측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데 대해 "그러면 국민도 우려를 하고 계신 이 문제에 대해 (우리도) 설명을 좀 듣자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인수위로부터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정확히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20일) 발표를 듣고 (다음날) NSC를 소집해서 보니, 이런 것은 어떻게 하려고 할까 하는 걱정이 생겨 (우리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 "문 대통령은 어제 회의 끝에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을 향해 '(인수위 측에) 이런 우려를 설명드리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저희는 정말 모범적인 인수인계, 더 좋은 인수인계를 하겠다는 것이 진심"이라며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박 수석의 라디오 방송이 나온 직후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구상을 거부해 일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주장을 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이제 행정 각부를 총괄하는 장으로서 국가 안보와 국민 민생을 빈틈없이 챙겨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며 "국민의 관점에서 볼 때 정말 일 잘하는 정부, 유능한 정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헌법, 법률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의 국민 부담으로 남겨두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와 애초에 이전과 관련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냐'는 취재진의 언급에 "저희가 없는 말을 드리진 않는다, 더군다나 5년의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게 당연하다"며 "그래서 기재부와 행안부 이분들과 절차를 상의하고 합당한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저희가 상호 조율, 소통이 이뤄졌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 청와대가 통할하는 각 부처에 계신 분들과의 의견조율을 사전에 진행했다"며 "청와대에서 원하는 뜻이 무엇인지 저희에게 별도로 전달해주면 잘 숙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전 여기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지 않지만 어제 아침에 청와대 수석의 발언을 들었을 때 두 정부가, 두 분이 공감대를 가진 몇 안 되는 공약이니까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결과는 아니더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510일 0시부로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말은 방을 빼라는 건지'에 대한 질문에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 수석은 이날 오후에도 라디오 등 세 건의 방송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추진에 대해 현 정부가 차기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안보 공백을 막는 데 힘쓰고 있다는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는 이날 종일 국방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 윤 당선인의 '국방부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내용이 보고의 주내용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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