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방역은 비과학' 비판했던 윤석열표 '코로나 정책'은?

[尹정부 과제]'과학적 방역' 강조…코로나19는 지속 관리 필요

보건 전문가들과 정부 여당 간 불협화음 날 수도

 

오는 5월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보건 정책, 특히 코로나19 방역의 밑그림을 그릴 인사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이들이 펼칠 정책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K-방역에 대해 줄곧 비판해온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대로 거리두기를 철폐할지, 취임식을 '노마스크'로 진행해 방역 정책의 극적인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줄지도 주목되고 있다. 

17일 윤석열 당선인 측은 코로나19 정책을 책임질 대통령직인수위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임명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백교수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는 시기에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아 코로나19의 효과적 통제 방안을 고민해온 분"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할 새로운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설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윤석열 당선인 측 100일 내 소상공인·백신 피해자 보상 재확인

윤석열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이 '비과학적이었다'면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집권 100일 이내 전면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윤 당선인 공약집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부작용 국가책임제'도 공언했고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정부의 비과학적 방역으로 발생한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보상은 헌법상 보장해야 한다"며 "당선되면 100일 이내에 전액 손실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본부 내 보건바이오의료정책분과 위원장인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취임 100일 이내에 소상공인들의 피해복구와 재기할 수 있게 돕는 것, 그리고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을 이루겠다"고 다시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단 유행을 가라앉혀야 가능할 것이기에 인수위는 이 두 가지(유행 통제와 보상)에 힘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경란 교수는 인수위 인선 전날인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논의된 것이 아직 없다"며 방역정책에 대한 복안에 있어서는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조율을 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 박은철 교수 "실외 노마스크, 실내는 지속"…과학 기반 정책 강조

박은철 교수는 새 정권 출범과 함께 실내는 당분간 지속하되 실외 노마스크는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교수는 거리두기 같은 방역정책이 중요하긴 하지만 경제가 엉망이 될 정도로 과도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이며, 특히 방역과 경제의 중간을 찾는 방식이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환기를 잘 하면 감염 위험이 급감하고, 헤파필터를 장착한 공기정화장치에 바이러스는 1시간 내로 다 죽는데 그간은 이런 과학적 근거들 없이 거리두기 기준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는 앞으로의 정책 밑그림뿐 아니라 당장 유행의 피해를 줄이는 것도 과제다.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은 당면 과제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코로나19 비상대응 특위 위원장도 겸직하게 됐다. 

의사 출신인 안 위원장은 코로나 대응 방향에 대해 "의료 파트에서 방역, 백신 정책, 중환자 병상 확보 부분 등을 담당하고, 다른 파트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손해보상을 어느 정도, 어떤 시기에,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이 국가 재정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 여러 분야 전문가와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 전문가들 "새로운 변이 가능성 있어…긴장 늦추지 말 것" 당부

전문가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즈음에는 현재 정점기인 코로나19가 잦아들어 실외 노마스크나 거리두기 철폐는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번 대유행이 지나도 다음 정권에서도 장기간 숙제가 될 것으로 보았다. 특히 새로운 변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방역정책 기조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데 지금까지 6개월에 한번씩 주요 변이바이러스가 나왔다. 5~6월에 무슨 변이가 또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 역시 새로운 변이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 교수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것이고 가을 이후에 확진자 규모가 다시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번 폭증기에 새로운 변이가 우리나라에서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처음 발생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서 보듯 확진자가 폭발적인 양상을 보이는 지역이나 국가는 바이러스 배양소 역할을 한다. 거대한 숙주의 풀(pool) 속에서 복제 중 변이 가능성도 높아지고 면역력 약한 환자 속에서 오랜 기간 잠복하면서 생존력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백 교수는 "코로나19는 지속적인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은철 교수는 "바이러스는 수많은 변이를 일으키지만 전파력이 더 좋아져야 살아남는다"면서 "오미크론보다 강한 전파력을 가진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고, 치명률이 더 강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계절독감화)으로 변할 뿐 완전한 종식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박 교수는 "올가을에는 독감 백신 맞듯 60세 이상 및 고위험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또 맞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정책 구체화 과정서 전문가들과 당 사이 불협화음 있을 수도


윤 당선인은 질병청이 있는데 왜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느냐며 청와대 방역기획관 직책을 폐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질병청의 역할을 더 강화하고, 질병청과 보건복지부 중심으로 방역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방역에 다른 정치적 판단이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윤석열 정부 보건 정책이 온전히 전문가들 중심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윤 당선자 캠프 쪽에 평소 방역완화를 반대하던 분들, 위드코로나로 가는 것을 반대한 분들이 있다"면서 거리두기 폐지를 원하는 당선자(또는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게다가 여당인 국민의힘의 최춘식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은 줄기차게 백신패스와 백신, 거리두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를 감안하면 보수적이고 안전한 정책을 선호하는 의료 전문가들과 정부 여당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정부가 국민과 전문가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새 정부는 '이거 아니면 저것'(All or Nothing) 식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어떤 정보가 있으면 정직하고 투명하게 국민에게 알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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