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건수 사상 첫 연 20만건 붕괴…30만건 깨진 지 5년 만

지난해 혼인 건수 19.3만건, 1년 전보다 9.8% 줄어

여성 혼인 연령, 30대 초반이 20대 후반 앞질러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건을 밑돌았다. 연간 30만건이 붕괴된 지 5년 만으로,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결혼적령기 인구가 감소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까지 악재가 겹친 탓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2020년의 21만4000건보다 2만1000건(-9.8%)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다. 특히 지난 2016년 28만2000건으로 30만건을 밑돈 지 불과 5년 만에 20만건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혼인 건수는 지난 2011년 소폭 증가세를 보인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에는 23만9000건으로 1971년의 최저 건수를 48년 만에 경신한 데 이어 2020년과 2021년에 잇따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많이 하는 연령층인 30대의 연령인구가 감소했고,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여기에 2020년과 2021년엔 코로나19 영향으로 결혼을 연기하는 경향이 있었고 국제결혼도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粗) 혼인율도 3.8건으로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0.4건이 줄어든 것으로, 사상 처음 4건이 되지 않는다.

혼인 감소는 남녀 모든 연령에서 두루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결혼적령기'에 해당하는 30대의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남자는 30~34세 혼인 건수가 8000건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고, 25~29세(-5700건), 35~39세(-4000건) 순으로 나타났다. 여자의 경우에도 30~34세가 5500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25~29세(-3200건), 35~39세(-1100건)가 뒤를 이었다.

또 여성 혼인율(1000명당 건수)을 살펴보면 사상 처음으로 30대 초반의 혼인율이 20대 후반을 앞질렀다. 30~34세 혼인율은 40.8건으로, 25~29세(38.2건)보다 높았다. 25~29세 혼인율은 2017년까지만 해도 60건 이상을 유지했으나 2018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40건을 밑돌았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평균 초혼 연령도 소폭 상승했다. 남자의 경우 33.4세로 전년보다 0.1세 상승했고, 여자는 31.1세로 0.3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1.5세, 여자는 1.9세 많아졌다.

전체 혼인 건수가 감소한 가운데 한국인과 외국인의 혼인 건수도 감소했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14.6%(2000건) 줄었다. 이는 2000년(1만1600건)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건수다.

외국인과의 혼인이 전체 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였으며, 한국남자와 외국여자가 결혼한 건수는 9000건, 한국여자와 외국남자가 결혼한 건수는 4100건이었다. 한국 남자와 혼인한 외국여자의 국적은 중국(27.0%), 태국(17.7%), 베트남(14.7%) 순이었고, 한국 여자와 혼인한 외국 남자의 국적은 미국(31.0%), 중국(18.9%), 베트남(10.7%) 순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혼인 건수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전년 대비 17.3%로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고, 울산(-13.9%), 대구(-12.6%), 세종(-12.2%) 순이었다. 감소폭이 가장 적은 곳은 전남(-2.6%)이었다.

조혼인율을 보면 세종이 1000명당 4.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4.1건), 제주(4.0건) 순이었다. 전북(3.0건), 대구, 경북(이상 3.1건)은 인구 대비 혼인 건수가 적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노형준 인구동향과장은 "외국과 비교했을 때 출산율이나 첫 아이 출산 연령 등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반면, 조혼인율과 여성 초혼연령 등은 OECD 국가 중 중간 정도가 된다"면서 "우리나라는 혼인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한만큼, 이같은 혼인건수의 감소는 향후 몇년간 출생아 수와 출산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