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민주당 지지자들 "무력감"…일부 "당 쇄신" 요구

 대선 패배로 TK(대구·경북)지역 민주당 지지자들이 무력감에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당이 목표로 내세운 'TK 30% 득표' 달성에 실패하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놓고 내홍이 일자 당원들 사이에 쇄신 목소리와 함께 현 대구시당 체제에 등을 돌리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선 기간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서비스망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포스팅을 연일 게재한 민주당 지지자 A씨는 대선 이후 SNS 활동을 접었다.

A씨는 "이 후보가 TK에서 30%의 득표를 달성했으면 신승이 가능했을텐데 목표로 잡은 득표를 하지 못해 너무나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며 "3월10일 이후 당분간 묵언하는 차원에서 SNS에 어떤 정치적 글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TK 득표율 달성 실패에 책임이 있는 대구시당 지도부의 진정성 있는 성찰과 반성의 모습이 없는 것도 섭섭하다"며 "묵언 모드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인 안모씨(50)는 "이명박·박근혜 시대도 견뎌왔지만, 앞으로 5년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살아야 한다니 앞이 캄캄한 느낌"이라며 "무력감 때문에 이젠 뉴스를 보기도 싫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대구의 한 여당 지방의원은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일부 의원들이 선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대선을 지휘한 대구시당의 인적 쇄신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김대진 대구시당위원장과 12개 지역위원장 전원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미 터져나왔다.

민주당 대구시당 당원 300여명은 전날 성명을 통해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를 저버린 대구시당에 기대할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이 드러났다"며 "선거 기간 보여준 무능과 반조직적 해당행위를 자행한 대구시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당원 B씨는 "이재명은 여전히 지지하지만 대구시당의 행태를 보면 민주당을 계속 지지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며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대구시당에 등을 돌리는 당원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현 지도부가 지방선거까지 이끌어 간다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필패도 불을 보듯 뻔하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해야 진성당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21.6%(345045표)와 23.8%(418371표)를 얻는데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마의 30% 벽'을 넘지 못했고 고향인 안동에서도 29.13% 득표가 최고치였다.

20대 대선에서 민주당은 사상 첫 30% 득표를 목표로 잡고 보수정당 지지자가 많은 TK 표심을 적극 공략했지만,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보다 유의미한 진전이 없었다.

19대 대선 당시 문 후보는 대구에서 21.76%, 경북에서 21.73%를 득표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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