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고 대화하고…尹, 차별화된 소통 행보 '국민 속으로'

공개 오찬, 즉석 산책, 셀카…'혼밥 않기·숨지 않기' 철학 반영

연이은 간담회로 국민 대면 접촉 늘려…현장서 민생 행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공개적인 식사 자리를 갖는 등 차별화된 민생·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요리를 좋아하고 미식가로 알려진 윤 당선인은 사흘 연속 시민 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관계자들과 일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식사 정치'를 펼치고 있다. '혼밥'을 배제하며 식사 자리를 소통 창구로 삼는 동시에 국민 뒤에 숨지 않겠다는 윤 당선인의 정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도보로 이동해 인근 한 김치찌개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이 불발되며 이뤄진 '번개 오찬'으로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서일준 행정실장 등이 동석했다.

점심을 다 먹은 윤 당선인은 경복궁역 인근을 약 1㎞ 가까이 산책하며 함께 사진을 찍자는 시민들의 요구에 응하거나 유모차에 탄 아이의 손을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네는 등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인수위 운영과 향후 국정 기조를 같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의가 근처 김치찌개 식당으로 이어졌다"며 "국민이 있는 현장 속으로 가서 실제 눈을 맞추고 어루만지는 행보"라고 했다. 당선인 신분으로 즉석 산책에 나서는 것은 윤 당선인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이같은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출근 첫날인 14일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상인연합회 관계자들과 함께 꼬리곰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식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들어온 상인들의 촬영 요구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15일엔 하루 일정의 대부분을 경북 울진·강원 동해 산불 피해 현장 방문에 할애했다. 울진·동해 주민들과 각각 두 차례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직접 들으며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이재민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하거나 연로한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기며 당국에 세심한 보호를 당부하기도 했다. 

울진에선 이재민과 소방관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 중식당에서 짬뽕을 먹었다. 이 식당은 식당 주인의 선행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는 '돈쭐'(음식을 주문해 결제한 뒤 배달을 받지 않는 방법) 행렬이 활발하게 일어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당선인이 진작부터 점 찍고 찾은 식당"이라며 "당선인이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한 가게가 고맙고 감사해 매출이라도 올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직접 찾아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9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이 된다면 혼밥을 하지 않겠다. 사람이 밥을 나누는 게 소통의 기본"이라며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때문에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선 해당 공약이 사흘째 100% 지켜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 당선인이 과거 대통령 당선인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안가를 사용했고 일상 업무 외에 테니스·예배 참석 등 개인 일정에 집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후 두 차례 도시락을 만들어 쪽방촌 등에 배달하며 소외계층 보듬기에 나서긴 했지만, 인수위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외 활동도 자제하며 '은둔'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