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산층 '13.2년' 한푼 안쓰고 모아야 내집마련

작년 3분위 소득 기준 PIR '역대 최고'…주택 구매력 '역대 최저'

"집값 급등 속 소득은 제자리…대출 규제에 내집 마련 더 어려워"

 

서울 중산층의 내 집 마련 기간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가구가 중간 가격대 주택을 사는 데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2년이 걸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구매력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3분위 소득 3분위 주택가격 기준 13.2로 나타났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항목별로 1~5분위(하위 20~상위 20%)로 나눠 계산한다. 통상 주택가격 3분위 가구소득 3분위 PIR을 중산층의 PIR로 본다. 13.2는 중산층 가구가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중간 가격대 집을 사는 데 13.2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서울 중산층 PIR은 지난해 하반기 급격히 증가했다. 부동산원이 집계 발표한 2012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서울 중산층 PIR은 적게는 7.5에서 많게는 9.5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3분기 12.6, 4분기 13.2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원의 통계 표본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은 지난해 7월 주택 통계 표본을 확대했다.

그 결과 서울 아파트값이 한 달 만에 약 1억8000만원 급상승하는 등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표본을 늘려 평균 집값을 '현실화'하니 내 집 마련 기간이 더 늘어난 것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 주택구매력지수(HAI)도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서울 주택종합 HAI는 72로 집계됐다. 아파트는 54.3이다. 두 지표 모두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후 최저치다.

HAI는 중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정도의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원리금상환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 지수가 100이면 중위 가구가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소득만큼 벌고 있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50 아래로 떨어지면 연간 소득의 절반 이상을 대출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파트 기준 서울 HAI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2017년 2분기 81.2에서 지난해 4분기 54.3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격히 악화했다. 집값이 급상승하면서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상환 부담이 역대급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PIR이 치솟고 HAI 지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배경은 모두 집값 급등과 소득의 제자리"라면서 "대출 규제까지 더해져 서울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은 꿈같은 얘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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