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콘서트장으로 변신"…'라이브 생중계'로 팬몰이 나선 극장가

BTS 공연 위성 생중계, 125개 극장 전석 매진되며 '기염'

개봉작·관객 기근 상황서…'대안적 관객' 되는 충성팬덤

 

#. 30대 직장인 P씨는 지난 12일 오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아미밤 상영회'에서 모처럼 공연 현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P씨가 방탄소년단(BTS)의 팬이 된 뒤로 한 자리에서 '아미'들을 많이 만나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오프라인 콘서트가 자주 열리지 않았던 데다, 모처럼 열리는 현장 콘서트 예매도 아깝게 실패했기 때문이다.

P씨는 "(상영회가) 현장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고, 무엇보다도 방에서 공연을 볼 때와는 음향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며 "소리를 지를 수 없어 박수만 쳐야 했지만 아미들과 함께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개봉작 가뭄'에 빠진 극장가가 BTS, 레드벨벳 등 인기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공연 생중계와 같은 '얼터너티브 콘텐츠'를 통해 극장 내 활기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콘서트에 목말랐던 팬들의 아쉬움을 달램과 동시에, 극장에 발을 끊었던 소비자들을 다시 불러 모은다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다.

 

◇극장에서 BTS '아미밤' 흔드니…"콘서트 현장 부럽지 않네"

15일 업계에 따르면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 프랜차이즈 3사는 지난 12일 오후 약 3시간여동안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서울' 2회차 공연의 라이브 뷰잉을 진행했다.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를 위성으로 생중계하는 이벤트로, 실황 중계가 진행된 극장 수만 해도 125곳에 이른다.

특히 CGV 인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메가박스 영통 등 3곳에서는 BTS의 공식 응원봉인 '아미밤'을 흔들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아미밤 상영회'가 열렸다. 기기를 별도로 무선 연결하는 과정 없이 영화관 내 중앙 컨트롤 형식으로 아미밤 색깔이 실시간으로 바뀌도록 준비된 특별 이벤트다.

팬들의 반응도 열광적이었다. 1차 예매는 지난달 24일 열렸는데, 티켓 오픈 직후인 10~15분만에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미처 예매를 하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 가득한 문의가 빗발치면서 지난 4일 2차 예매가 다시 열리기도 했다.

◇"현장감 느끼고파" 수요 꾸준…'일회성 이벤트' 성격 넘어설까

극장 내에서의 콘서트 생중계는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 같이 오프라인 콘서트가 활발하게 열리지 못해, 풍부한 음향 효과와 현장감을 느끼기를 원하는 팬 수요가 꾸준해서다. 이번 라이브 뷰잉 역시 그와 같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획됐다는 후문이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많은 오프라인 콘서트가 온라인 콘서트로 대체돼 아쉬움을 나타내는 팬들이 적지 않다"며 "극장의 대형 스크린과 사운드 시스템을 이용해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콘서트 실물 티켓을 만져보지 못한 팬들이 스크린을 통하여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던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영화관에서 다양한 얼터너티브 콘텐츠 상영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방 1열'로도 불리는 온라인 콘서트에 만족하지 못하는 팬들의 존재는 개봉작과 관객 기근에 동시에 시달리는 극장가에 좋은 대안적 관객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개봉이 잠정 연기된 영화만 해도 70여편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객 동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손해를 볼 것을 염려하는 제작사들이 작품 개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관객 동원수도 급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극장만의 첨단 상영 시설과 음향 장비를 활용함으로써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겠다는 것이 극장가의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눈에 띄는 매출 상승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대형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 중계를 통해 관객 동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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