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타버린 '송이 명산지'…울진 농민들 "30년간은 송이 못본다"

경북 울진군의 송이 생산 농민들이 열흘간의 산불로 모든 것을 잃어 실의에 빠졌다.

화마가 지나간 곳은 울진군에서 송이 생산이 가장 많은 북면, 죽변면, 금강송면으로 전체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한다.

14일 산림조합 등에 따르면 송이는 토양, 주변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아 자연적으로 자란다.

그러나 산불 피해지역에서는 소나무와 토양, 주변 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더 이상 송이가 자랄 수 없다.

경북 울진군 산불 사흘째인 6일 신속기동부대인 해병대가 울진읍 신림리와 후정리에 병력 900명을 파견 진화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해병대1사단 제공)2022.3.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조합 관계자는 "최소 30년은 지나야 소나무 뿌리에서 송이가 자랄 수 있는 균이 생성된다. 산불이 지나간 곳에서는 더 이상 송이 채취가 어렵다"며 "내년뿐 아니라 향후 울진지역의 송이 수확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지역에서는 산림조합원 외에도 상당수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송이를 채취해 생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군 북면에 사는 한 농민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송이 따는 일뿐이다. 수십 년간 산을 다니며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송이밭이 다 타버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송이는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몇십년은 송이를 구경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진군은 산불로 생계가 막막해진 송이 농가를 보상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울진지역의 송이 생산량은 1만2159kg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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