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북한 간부들 재등장…북한식 간부 다스리기 절정

박태성, 김두일 등 고위직 임명 직후 경질된 간부들 다시 주석단에

건강 등 개인 신상보다는 '징계' 후 복귀한 것으로 분석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던 북한 고위급 간부들이 1년여 만에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내부적으로 징계를 받은 뒤 다시 업무에 복귀하는 것으로 2일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서는 다른 당 회의나 대회 등과 달리 대규모 주석단이 꾸려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7일 보도에서 '당 중앙위원회와 도당과 그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당 위원회 책임일꾼'들이 주석단에 올랐다고 전했다. 통상 당의 최고 결정기구인 정치국 구성원들만 주석단에 오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조선중앙TV는 주석단에 오른 이들의 면면을 상세히 보도했는데, 이중 지난해 징계를 받고 각종 직책에서 물러난 것으로 파악되는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박태성 전 당 선전선동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은 지난해 1월 5년 만에 열린 노동당 대회에서 비서 및 부장직에 임명됐다. 동시에 정치국 위원에도 올랐다.

박태성은 김정은 시대에서 빠르게 승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사다.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폭넓게 고위직을 두루 거치며 한때 최측근 인사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당 대회 이후 2월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행사에 참석한 뒤 자취를 감췄다. 이후 리일환이 당 선전비서직에 임명된 것이 확인되면서 그가 임명 2개월도 안된 시점에 주요 보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숙청설, 실각설 등이 제기됐으나 정부 역시 이에 대해 분명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당 전원회의에서 이뤄진 인선에 그의 이름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확인되면서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초급당비서대회를 통해 공식석상에서 그의 모습이 확인된 것은 그가 '사라진 지' 1년여 만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 관련 보도에서 박태성의 이름을 호명하거나 정확한 지위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의 주석단에 오른 것만으로도 그의 정치적 지위가 상당 부분 복원된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주석단에서 확인된 또 다른 인사로는 김두일 전 당 경제부장이 있다. 이전 경력이 뚜렷하게 확인된 적이 없는 김두일은 지난해 당 대회에서 경제부장에 임명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 총비서가 2020년부터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정책에 상당부분 관여하는 당 경제부장에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 인사가 기용됐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2월 당 대회 한 달 뒤에 열린 전원회의에서 '공개 비판'을 받고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그 역시 숙청, 실각설이 제기됐다.

지난 26~28일 진행된 북한 노동당 초급당비서대회에서 1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두일 전 경제부장.(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김두일도 이번 대회에서 주석단에서 모습이 포착됐다. 그 역시 박태성과 같이 약 1년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이 향후 당의 주요 결정에 관여하는 자리까지 올라갈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당의 큰 대회에서 주석단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이들의 정치적 입지에 '과거사'가 문제될 것은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지난해 징계를 받고 물러난 리병철 전 정치국 상무위원도 일정 기간 자숙 후 다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김 총비서 다음 최고위직에 두루 올랐으나 북중 교류를 위해 의주비행장에 준비하던 방역 시설 완공 기한을 못 지켜 한 순간에 주요 보직에서 물러났다.

김 총비서는 집권 직후에는 상당한 수준의 숙청을 통해 인선을 정비했다. 주요 인사들이 '사라진 뒤'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집권 10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숙청보다는 징계 후 복귀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군에 대해서도 장성들의 지위를 수시로 바꾸고 있다. 김 총비서가 '징계' 자체보다는 '갱생'에 초점을 맞춰 인선을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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