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조카 변호·강제 입원…李-尹 마지막 토론서 '대격돌'

李 "당선돼도 대장동 특검, 동의하나" 5번 물어…尹 "이것 보세요" 정색

여가부 폐지·기본소득 등 정책 충돌도 가열…沈·安도 신경전 가세

 

대선 전 마지막으로 열린 4당 대선 후보의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복지 정책 공방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까지 전방위에서 정면 충돌했다.

토론 중후반부까지 중도층 유권자 표심을 의식한 듯 정책 공방 위주로 흐르던 이날 토론은 윤 후보가 막바지에 이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하나씩 꺼내들면서 감정 섞인 공방전으로 마무리됐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대선 후보 3차 토론회에 참석했다.

◇尹, 작심한듯 조카 변호·강제 입원·대장동 의혹 꺼내…李 "검사 그렇게 해왔나"

기본소득과 정책 재원 마련 방안, 출산율 제고 대안 등에 대한 정책 공세가 이어지던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윤 후보였다.

윤 후보는 후반부 사회 분야 전체에 대한 주도권 토론 시간에 이 후보의 '조카 살인 변호'를 꺼내들며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페미니즘 운운하는 분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된다면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가 되겠냐"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란 직업 자체가 범죄인 변호라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어도 부족했고 피해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페미니즘과 이건 상관이 없다. 변호사 직업과 사회적 책임, 이 두 가지가 충돌한 문제니 분리해서 말해달라"고 맞섰다.

윤 후보는 "여성들이 그러게 생각할지는 의문"이라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또 안 후보에게 "정신병원 입원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에 있는데 이걸 전문가위원회로 넘겨야 된다는 공약을 만든 이유나 근거가 뭐냐"며 이 후보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도 끌어왔다.

안 후보가 전문가 위원회의 필요성을 거론하자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과 관련된 것이냐고 재질문했다. 이 후보는 즉각 "그건 경찰이 한 것"이라며 윤 후보의 말을 잘랐다.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으로 타깃을 돌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의 녹취록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몇 번째 우려먹는지 모르겠다"며 "한 가지 제안드린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하자는 데 동의해 주시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 동의하냐"고 쏘아붙였다.

윤 후보가 "이것 보세요"라며 언성을 높이자 이 후보는 "동의하십니까"라고 다섯 차례 물었다. 윤 후보는 "대선이 국민학교 애들 반장 선거냐"고 따졌고 이 후보는 "그래서 특검하자고요. 왜 동의를 안 하십니까"라고 거듭 압박했다.

설전은 감정 섞인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 후보는 "(김만배씨가) '윤석열 후보는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도움 많이 받았다' 이렇게 말한 것은 왜 인용을 안 하냐. 검사를 그렇게 해오셨냐"고 비꼬았고 윤 후보는 "부끄러워하실 줄 알아야 한다. 거짓말의 달인이시다 보니 못하는 말씀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沈, 성인지 예산제도·차별금지법으로 李-尹 공세

복지정책과 저출산에 대한 공통질문이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후보들은 여성가족부 폐지와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구조적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가 성인지 예산제도다. 그런데 윤 후보께선 성인지 예산 30조원 중 일부를 떼서 북한 핵 위협으로부터 막을 수 있는 무기를 살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인지 예산이라는 것은 여성을 위한 예산으로 특별히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헀다.

심 후보도 거들었다. 그는 "성인지 예산 제도를 누가 만들었는지 혹시 아시느냐"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심 후보가 "제가 법안을 만들어서 통과된 것인데 아직도 성인지 예산이 뭔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꼬집자 윤 후보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다"고 받아쳤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서는 차별금지법 언급이 공약집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을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수차 확인해왔다"며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모두 공약에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을 시작하면서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저희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당 역시 '피해 호소인'이라는 이름으로 2차 가해에 참여한 분들이 있다"며 "오늘 여성정치에 대한 질의와 토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安, 李 기본소득 비판…설명해달라는 尹에 "강의하려는 것 아냐"

이 후보가 공약한 기본소득도 쟁점에 올랐다. 윤 후보는 "성장과 복지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본소득은 성장을 위축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는데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1항에 기본소득을 한다고 들어가 있는 것을 아냐"고 맞받았다.

윤 후보가 "(정강정책의)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말한 그런 기본소득과 조금 다르다"고 답하자 이 후보는 "사과라고 말하면 사과인 것이지 내가 말하는 사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도 참전했다. 그는 이 후보를 향해 어른과 어린이에게 모두 같은 크기의 상자를 제공하기보다는 키에 따라 맞춤형 상자를 제공해 모두가 야구 경기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철강업의 탄소배출에 대해 질문했고 윤 후보가 "공학적인 프로세스는 잘 모른다. 안 후보께서 잘 알면 설명 좀 해달라"고 하자 "강의를 하려고 여쭤본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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