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대란, 중국 견제하려다 제 발등 찍어

 미국 반도체 대란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려다 제 발등을 찍은 격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생산체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 제재가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의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감산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테슬라도 지난달 22~23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에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벌어진 것은 △수요예측 실패, △텍사스 한파로 인한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섣부른 중국 반도체 업체 제재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자 자동차업계에서 반도체 주문을 줄이면서 차량용 반도체업체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난해 10~12월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신차 주문이 쏟아지면서 반도체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됐다. 수요예측 실패가 차량용 반도체 대란의 첫 번째 원인인 셈이다.

최근 텍사스 지역 한파로 발생한 미국 현지 반도체업체의 조업 중단도 반도체 대란을 불러온 주요 요인이다. 텍사스 주에서 가동을 멈춘 NXP와 인피니언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각각 세계 1, 2위 생산업체다.


미국의 성급한 대중제재도 반도체 대란을 야기한 한 원인이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SMIC(중신궈지)를 제재했다.

당시 미국은 SMIC를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SMIC와 거래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사전에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사실상 거래를 금지한 것이다. 

이같은 조치로 SMIC에 발주를 넣지 못하게 된 미국 완성차업체들은 급히 새로운 거래선을 찾아 물량을 주문하면서 최근의 공급부족 사태를 타개할 추가 생산라인을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미국이 제 발등을 찍은 격"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글로벌 생산 체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대중 제재를 내린 것이 결국 악수가 됐다는 것이다. 

더욱 아이러니컬한 것은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반사익을 미국이 제재하려했던 중국의 SMIC가 가장 크게 볼 것이란 사실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BC는 전일 전세계 자동차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업체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MIC는 한국의 삼성전자나 대만의 TSMC에 비해 기술력이 크게 뒤처진다. 그러나 현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첨단 반도체가 아니라 일반 반도체다. 따라서 SMIC가 조업을 늘리면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CNBC는 최근 전세계 차량 반도체 부족으로 가장 큰 반사익을 얻을 업체는 중국의 SMIC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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