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기에 너무 더운 4월…'3월 식목일' 검토한다

6.5도 적정, 겨울 이상고온 의미 퇴색…산림청 "타당성 검토"

지역 관계자 "역사·상징성 고려, 국민 공감 필요…지혜 모아야"

 

산림청이 3일 식목일 날짜변경 타당성 검토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3월 기온이 높아져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진데 따른 것이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제76회 식목일을 앞두고 가진 ‘2021년도 나무 심기 추진 계획’ 브리핑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청장은 "1946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3월 기온이 높아져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짐에 따라 날짜변경에 대한 타당성을 신중히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식목일의 역사성, 상징성 등을 고려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식목일의 유래를 비롯해 식목일 변경과 관련 정부 차원의 논의, 찬반 여론 등을 살펴본다. 
 
◇식목일 유래
오는 4월 5일 식목일은 올해로 제76회째를 맞는다. 1946년 4월 5일 서울 사직공원에서 첫 식목일 행사를 가진 것에서 시작된 식목일의 4월 5일이라는 날짜 유래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날과 조선시대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로 전해지고 있다.
 
신라의 태종 무열왕 7년 삼국통일 당시 백제·고구려를 멸망시키는 데 일조했던 당나라가 통일신라를 지배하려 하자 8년 동안의 싸움 끝에 문무왕 17년(677년) 2월 25일 당나라 세력을 완전히 밀어내게 되는데 이날이 양력으로 4월 5일이다.

또 조선 성종 24년(1493년) 3월 10일(양력 4월 5일) 서울 동대문 밖 선농단(先農壇)에서 제사를 올리고 뽕나무밭을 직접 가꾸기도 한 날이다.

식목일은 이같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 농림사상이 깃든 날이다. 산림청 측은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을 식목일의 유래로 하고 있다.
 
식목일은 1911년 조선총독부가 4월 3일로 정했고 1946년 미 군정청에 의해 4월 5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식목일 변경 관련 정부 차원 논의
식목일 변경과 정부 차원의 논의는 이미 2007년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식목일 변경이 검토돼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9년 국무회의에 상정됐다.

산림청은 그해 6~7월 광역자치단체와 대학교수 등 전문가, 산림관련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했다. 여론조사 결과 변경해야 한다는 응답이 다소 높게 나왔다.
 
당시 현행 유지로 결론이 났지만 식목일 날짜 변경에 관련 논란의 매년 봄이 되면 불거지고 있다.
  
◇식목일 변경 관련 찬반 양론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4월5일 기온이 과거 식목일 제정 시점보다 2∼3도 높아졌다는 데 있다. 반면 신중론을 고수하는 이들은 식목일의 안정적 운영과 역사성 등을 고려해 현행 날짜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유지론자들은 상징성을 이유로 들었다. 2009년 정부 차원에서 식목일 명칭과 날짜 변경을 검토했지만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날, 조선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 등이 4월 5일이다. 

반면 실제 나무 심는 시기에 맞춰 앞당기자는 주장이 지속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효율성 없는 식목일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가장 나무심기 좋은 온도는 6.5도 정도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정부도 70년 전인 1946년 4월 5일 서울 사직공원에서 첫 식목일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겨울 이상고온 등 기후변화가 이어지며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북한은 1947년 4월 6일을 식수절로 정했다가 1999년 3월 2일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변경론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나무 심는 시기는 기후변화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 3일 산림청에 밝힌 지역별 나무 심는 시기를 보면 난대(제주‧남해안)는 2월하순~3월하순, 온대남부(전남‧경남)는 3월초순~4월초순이다. 온대중부(충청‧전북‧경북)는 3월중순~4월중순이다. 온대북부(경기‧강원)의 경우 3월하순~4월하순으로 정해졌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이상 고온 등 변화 
식목일인 4월 5일 기온의 경우 지난 1940년대 제정 이래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40년대에는 식목일 당일 기온의 경우 서울 7.9도, 강릉 6.7도, 광주 8.5도, 대구 8.9도, 부산 9.9도, 제주 10.1도 등으로 10도를 밑돌았다.

평균 기온이 6.5도일 때부터 나무 심기에 알맞는 상황을 감안 시 나무 심기에 적정한 시기도 빨라진 셈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 이상 고온 등 현상이 확연해지면서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지역 학계 한 관계자는 "식목일 변경에 대한 논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식목일의 역사성, 상징성 등을 고려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특히 기후변화로 파괴되는 산림에 대한 종합적인 산림관리정책 전반으로 확대해야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나무 심는 기간은 지역별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행정력을 고려해 식목일 날짜는 현행을 유지하는 등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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