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도 대법관도 부인하는데…녹취록 속 '그분' 논란 재점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정치인·유동규 의혹 또 불거져

현직 대법관 로비 의혹까지…녹취록 혼재에 혼란만 가중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의 실체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김만배씨가 아닌 제3자라는 해석과 함께 로비 대상자 '그분'이 누구냐는 의혹이 겹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녹취록 내용 전반을 확인해온 검찰은 신중한 입장이다. 녹취록 속 '그분'이 김씨나 관계인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과장한 얘기일 수 있고 뒷받침하는 증거나 증언 또한 없기 때문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정영학 녹취록'을 분석하며 막바지 수사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정치인 그분'은 아니라는 결론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실소유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선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천화동인 1호가 자신 소유라는 김씨의 입장이 확고한데다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란 의혹을 뒷받침할 물증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역시 지난해 10월 검찰에 출석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질문에 "바로 접니다"라고 잘라말했다. 제3자 소유 의혹에 대해서도 "사업 갈등이 더 이상 번지지 못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정 회계사에게) '천화동인 1호가 그분 것'이라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과 별개로 현직 대법관이 '그분'으로 지칭된 녹취록도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녹취록 속에 언급됐던 대법관의 신상이 최근 특정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한 매체는 정영학 녹취록 중 2021년 2월4일 작성된 내용을 공개하며 김씨가 정 회계사에게 "저 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없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며 A대법관을 언급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김씨가 로비를 시사한 대법관의 정확한 신상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법원행정처장 출신이라는 점이 거론돼 A대법관이 당사자로 지목됐다.

A대법관은 황당무계하다는 입장이다. A대법관은 뉴스1과 통화에서 "(50억 빌라) 타운하우스에 거주한 사실이 없고 김씨와 일면식도 없으며 통화 한번 한 적 없다"며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일절 만난 적 없다"고 반박했다.

A대법관은 "고위공직자가 수십억원이 되는 부동산을 제공받았다면 굉장한 일이어서 권한 있는 당국이 당연히 조사했을 것"이라며 "이 얘기가 석달 전에 나왔지만 검찰이 문의·연락을 하거나 조사에 협조해달라는 일이 없었는데 결국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가공적 얘기이기 때문(아니겠느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해당 타운하우스와 관리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A대법관과 관련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 또한 "작년 대장동 사건 초기부터 다 나온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법조계에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쟁에 활용되는 녹취록 내용 및 그 진위 여부 파악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야 정치권이 녹취록 내용을 입맛대로 언급해 검찰 수사에 유무형 압력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어디서 흘려주는 얘기를 대중의 흥밋거리가 된다고 해서 그대로 보도하면 독자를 오도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선거시국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서울중앙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같은 의혹으로 지목된 대법관 및 관계자에 대한 고발장을 각각 제출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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