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친 중국… 北 '도발 저지' 관여? 계속 방관?

美와 패권 경쟁서 '카드' 활용… "북한의 정당한 우려 중시"

전문가 "양회·패럴림픽 기간 미사일 발사 가능성 배제 못해"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폐막하면서 북한이 올림픽 기간 중단했던 미사일 발사 행보를 이어갈지 여부에 국내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의 지난달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묵인'했던 중국 측에서 추가 도발 때에도 같은 태도를 취할지가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서 앞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포함해 총 7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이 중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모두 6차례였다.

이에 미국 정부는 동맹·우방국들과 함께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을 시도했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벽에 부딪혀 불발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경쟁 와중에 북한 문제를 대미(對美) 카드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특히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달 18일 이뤄진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유관국들은 북한이 이미 취한 비핵화 조치에 호응하고,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중시해 이를 해결함으로써 대화 재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간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대북 적대정책 및 2중 기준 철회'를 선결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이는 곧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완화와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뜻하는 것으로서 류 대표 또한 노 본부장과의 이번 통화에서 북한 측 요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2021.5.1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그러나 전문가들로부턴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등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어서는 도발까지 감행할 경우엔 "중국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에서 핵·ICBM 시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중국 측도 물밑에선 북한에 '고강도 도발 자제'를 요구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내달 4일 시작된다는 점 또한 "중국이 북한에 직·간접적으로 도발 자제 메시지를 전할 명분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내달 9일 치러지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 역시 북한과 중국의 향후 행보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이 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차기 정부에서 이른바 '대(對)중국 3불 정책'(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한미일 군사동맹·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 반대)을 폐기하자는 여론이 커질 수 있단 점에서다.

그러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중 패권경쟁 상황을 이유로 "현재 중국은 북한과의 협력을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 측에서 북한의 ICBM급 무력시위를 저지하려는 노력이 과거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최근 도발 일상화와 '2중 기준 철폐' 요구란 기조를 봤을 때 중국의 양회, 패럴림픽 기간에도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ICBM급 고강도 도발은 4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4월15일)이 4월인 데다, 연례 한미연합 군사훈련 또한 올해는 4월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