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에 헌혈 '절대 부족'…"지금 바로 참여해 주세요"

혈액보유량 3.7일분…코로나19 확산 이후 위기 계속돼

지역 상황 더 열악…대구·경북 한때 1.7일분까지 감소

 

"지금 바로 헌혈에 참여해 주세요. 혈액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위기 상황입니다."

지난 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홈페이지와 SNS에 시민들에게 헌혈 참여를 호소하는 게시글이 올랐다. 설 연휴와 추운 날씨로 인해 헌혈 참여가 위축된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혈액 수급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3일 기준 혈액관리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혈액 보유량(적혈규제제)은 1만8696유닛(1유닛은 250㎖)으로 3.7일분이다. 9일보다는 보유량이 늘기는 했지만 적정 혈액 보유량인 '일평균 5일분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량이다.

혈액관리본부는 혈액 수급 위기 단계를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혈액 보유량이 5일분 미만이면 관심, 3일분 미만이면 주의, 2일분 미만이면 경계, 1일분 미만의 경우 심각으로 지정하고 단계별 활동을 시행한다.

현재는 위험도가 가장 낮은 관심 단계이지만 대한적십자사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곧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으로 낮아져 주의 단계로 위험도가 격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런 상황이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혈액보유일수가 3일분 미만, 혈액 수급 위기 '주의' 단계로 떨어져 수혈이 필요한 환자분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혈액이 턱없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바로 헌혈에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산하의 지역 혈액원들의 혈액 수급 사정은 더 열악한 상황이다. 전북혈액원의 경우 지난 8일 혈액 보유량이 2.9일분까지 떨어져 위험단계가 '주의' 단계로 격상됐으며 대구경북혈액원의 경우에도 지난 10일 혈액 보유량이 1.7일분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혈액 대란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해 11월에도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대한적십자사의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혈액 보유량이 7.6일분까지 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된 이후 단체 헌혈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개별 시민들의 헌혈 참여도 크게 감소하면서 혈액 수급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연도별 헌혈 건수도 2019년 279만1092건에서 2020년 261만1401건, 2021년 260만4437건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한적십자사가 꾸준히 헌혈 참여를 독려하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 등을 이유로 헌혈에 참여하기가 꺼려진다는 여론은 여전하다. 최근 인크루트가 코로나19와 헌혈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성인 남·여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68.1%가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헌혈을 하는 것이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더욱이 '수혈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을까'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57.6%가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수혈이나 헌혈로 코로나19가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잘못된 정보가 시민들에게 각인되면서 헌혈을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혈액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헌혈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전국 헌혈의집에 대한 지속, 반복적인 소독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우라도 완치 후 4주가 지나면 헌혈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후에는 일정 기간 헌혈이 제한되는데 7일이 지난 이후부터는 헌혈이 가능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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