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 물가 인상에 서민들 "뭘 줄여야 살 수 있나" 절규

농축산물·생필품·휘발유 등…서민 덮치는 물가 인상 쓰나미

글로벌 물류 대란, 환율, 고유가 등 근본적 원인 해소 '난망'

 

#.대전 유성구 진잠동에 사는 A씨(53·여)는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간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좀처럼 줄지 않는 생활비로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눈만 뜨면 온통 가격 인상 소식 뿐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이른바 ‘셀프방역’체제로 전환하면서 진단키트, 상비약 구매비용까지 더해졌다. 숨 쉬는 것 빼고 일상의 모든 것이 연일 상한가를 치는 상황에서 유독 자신의 지갑만 가벼워지는 것 같아 서글퍼진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2.5%)을 기록한 소비자 물가가 새해 들어서도 멈춤 없이 치솟고 있다.

가격 인상 도미노는 농축산물, 생필품 등에 그치지 않고 휘발유, 외식비 등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온갖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유가와 환율인상은 물론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물류 대란, 이상기후로 인한 출하량 감소 등 근본적인 원인 해소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서민들은 오미크론 대유행과 물가 인상 쓰나미를 동시에 막아내고 견뎌야 하는 고통에서 신음하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우선 코로나19 이후 가공식품의 급격한 오름세가 눈에 띈다.

고추장, 된장, 라면, 통조림 등 서민들에게 필수적인 대부분의 가공식품 가격이 이미 지난해 한두 차례에 걸쳐 수직 상승했다.

올 들어서는 스타벅스코리아,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평균 100~400원 가량 판매가격을 올렸다.  

이밖에 햄버거, 빵, 과자류, 음료 등도 지난해부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물류 대란과 이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임대료·배달비 상승 등 각종 제반 비용 오름폭이 너무 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제분용 국제 밀 가격은 전년 대비 54.5% Δ콩(채유용) 58.1% Δ옥수수(식용) 83.2%나 뛰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속 국제물류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등해 국내 물가 전반에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해상 수출 컨테이너 2티이유(2TEU) 당 신고 평균 운임은 한국발 미국 서부행의 경우 1595만 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0.3%나 올랐다. 11924000원였던 2021년 11월 대비로도 33.8% 상승한 수치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한 데다 항만 적체와 선복량 부족 현상까지 겹쳐 전혀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환율 상승도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5% 상승했는데, 달러 기준 상승률은 이보다 낮은 24.2%다. 

즉, 원화 가치가 떨어져 우리가 체감하는 수입가격이 더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이처럼 원재료비 폭등은 고스란히 외식물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지방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기준 대전지역 음식점들의 평균 가격은 Δ비빕밤 9400원(11월 9100원 대비 300원↑) Δ김치찌개 6700원(11월 6500원 대비 200원↑) Δ삼겹살(200g) 1만6583원(11월 1만6383원 대비 200원↑) Δ자장면 5600원(11월 5500원 대비 100원↑) Δ삼계탕 1만3000원(11월과 동일) Δ김밥 2600원(11월 2400원 대비 200원↑)으로 나타났다.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46·여)는 “출하량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는 채소류 등은 차치하더라도 식용유, 된장, 고추장 등 기본적인 음식 재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라며 “오후9시 영업 제한으로 저녁 장사는 아예 못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틸 재간이 없다. 다행히 손님들이 이해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며 씁쓸해했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 판매가는 L당 1709원(전국 평균 1704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달전 1616원 보다 93원이나 오른 것이며,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적용 전 최고치인 L당 1807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밖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Δ시금치(상품·1kg7500원[평년(4628원) 대비 2872원(62.05%)↑] Δ얼갈이배추(상품·1kg4105원[평년(2741원)대비 1364원(49.76%)↑] Δ삼겹살(국산냉장·중품·100g2330원[평년(1702원)대비 628원(36.89%)↑] Δ계란(특란·30구) 6090원[평년(5518원)대비 572원(10.36%)↑] Δ고등어(중품·1마리) 3330원[평년(2700원)대비 630원(23.33%)↑] 등 농축수산물도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생활물가 오름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서민들을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인상 등 현재 처해있는 악재들이 단기간에 개선 또는 해결될 요인들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민 C씨(50·여)는 “2년간 마스크 산 것도 모자라 이젠 진단키트까지 각자 알아서 챙기란다. 휘발유 가격 등 움직이는 순간 다 돈이다”라며 “껑충 뛴 물가에 엄두가 안 나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를 반복하는 서민들의 삶이나 제대로 챙기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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