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고려대)이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 최고점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3.59점과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 등 총점 182.87점을 기록했다.

앞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99.51점(4위·기술점수 TES 54.30점, 예술점수(PCS) 45.21점)을 받았던 차준환은 합계 282.38점을 기록했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 등 모든 부문에서 개인 최고점을 넘어섰다.

혼신의 힘을 다해 빼어난 연기를 펼친 차준환은 자신이 지난 2018 평창 대회에서 기록했던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최고 기록(15위)를 훌쩍 뛰어 넘어 올림픽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를 기록한 차준환은 이날 24명의 선수 중 21번째로 출전해 오페라 '투란도트'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차준환은 첫 점프였던 쿼트러플 토루프를 시도하다 넘어져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침착하게 다시 일어나 쿼드러플 살코,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처리, 차분함을 되찾았다.

차준환은 플라잉 카멜 스핀, 스텝 시퀀스 등을 잘 마치고 다시 점프 과제에 나섰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악셀을 마친 뒤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과 트리플 플립까지도 실수 없이 소화했다.

이후 차준환은 코레오 시퀀스, 체인지 풋 싯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등까지 깔끔하게 마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차준환은 "시작 부분에서 점프 실수가 있었지만 금방 잊고 남은 요소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해 집중했다"며 "그래서 곧바로 다시 정상적인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켈레톤에선 윤성빈(강원도청)의 올림픽 2연패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윤성빈은 남자 싱글 1·2차 시기에서 합계 2분02초43의 기록으로 25명 중 12위에 머물렀다.

1차 시기에서 후반 실수가 나오며 1분01초26(13위)에 그쳤던 윤성빈은 2차 시기에서는 1분01초17로 단축했지만, 선두 크리스토퍼 그로테어(독일·2분00초33)와는 2초10이 뒤졌다

윤성빈과 함께 출전한 정승기(가톨릭관동대)는 1·2차 시기 합계 2분02초22로 10위에 자리했다. 초반 스타트가 강점인 정승기는 첫 올림픽 출전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베이징에서 '평창 신화'를 이어가려는 컬링 여자 4인조 팀 킴은 첫 경기에서 난적 캐나다를 넘지 못했다. 

팀 킴은 이날 베이징의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컬링 여자 4인조 첫 경기에서 캐나다의 팀 제니퍼 존스에 7-12로 패했다. 

한국은 6엔드까지 캐나다와 엎치락뒤치락하며 6-6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7엔드 들어 실수를 남발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7엔드에서 김경애의 실수로 3점을 내준 한국은 후공으로 나선 8엔드에서도 김선영과 김초희가 연달아 실수를 범해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7-10으로 뒤진 마지막 10엔드에서도 2점을 추가로 내준 한국은 결국 고개를 떨궜다.

1패를 기록한 한국은 11일 오후 3시5분(한국시간) 영국(1승1패)을 상대로 대회 첫 승에 도전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선 한국 선수들의 투지가 빛났다.

이의진(경기도청)과 이채원(평창군청)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클래식에 출전, 총 98명의 선수 중 각각 72위와 75위를 마크했다.

이의진이 70번째로 출발해 34분07초9로 들어왔고, 66번째로 출발한 이채원은 34분45초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록 둘 모두 높은 순위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완주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로 의미있었다.

특히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이채원은 최근 컨디션 난조로 고전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혼성 계주에 출전한 한국 루지 대표팀은 '마의 13번 구간'을 넘지 못해 아쉬운 결과를 냈다.

루지 대표팀은 옌칭 국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루지 혼성 계주에서 3분11초238을 기록, 13위에 자리했다. 완주하지 못한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13개 팀 중 가장 낮은 순위다.

한국은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13번 구간에 발목잡혔다. 아일린 프리쉐(경기도주택공사)와 임남규(경기도체육회)가 모두 13번 구간에서 삐끗하면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남자 더블의 박진용(경기도청)과 조정명(강원도청)이 선전했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