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李·尹 싸잡아 "누가 돼도 나라 암울…단일화 이미 늦었다"

"이재명 문재인보다 더 폭주…윤석열은 2년간 식물 대통령"

尹 적폐수사 언급엔 "후보로서 얘기 안 했으면 좋았을 뻔"

 

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10일 "어차피 양당 후보 중 한 당이 당선될 텐데 누가 되더라도 나라 앞날이 암울하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싸잡아 혹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판기념 청년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모든 대통령선거가 '최악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라고 했는데, 이번은 모조리 최악 중의 최악인, 차악조차 없는 선거라고 한다"며 "극악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거라고 말하는 항간의 씁쓸한 농담도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먼저 이 후보를 겨냥해 "한쪽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보다 더 폭주할 것이 명백하다"며 "나라를 더욱 둘로 갈라놓고 야당은 존재 의미조차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선 "우리 역사상 존재한 적 없는 극단의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임기 5년, 특히 초반 2년을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할 거다"고 했다.

◇ "약탈적 정치구조서 공동연합정부 쉽지 않아"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윤 후보가) 말로는 공동연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 구조 자체가 약탈적이기 때문"이라며 "야당 입장에선 어떻게든 여당을 주저앉혀야 다음 정권을 가져올 수 있으니 협조하기보단 치열하게 공격하는 게 이익이란 게임의 룰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은 어렵게 쟁취한 권력을 야당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개인은 그런 생각을 가질지 몰라도 측근이나 지지자가 결코 용납하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청년포럼에 나란히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 전 위원장은 또 "역대 대통령이 하나같이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나누겠다', '총리와 장관의 헌법적 권한을 보장하겠다', '측근의 부패와 전횡을 바로잡겠다'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며 "그저 눈앞의 권력에만 눈이 멀어 어떻게든 당선될 생각에만 급급했지 대통령이 되고 나면 그런 약속을 싹 다 잊어버렸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결과는 다르지 않을 거로 보인다"며 "누구는 가족, 이익집단이 전횡을 일삼을 것이고, 누구는 측근이 문고리 권력을 행세할 것"이라고 이, 윤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심판을 받아 탄핵당하는 대통령이 또 한 번 나와야 이런 탐욕스러운 정치구조를 바꿀 건지 참으로 답답하고 암담한 현실"이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 "단일화 시기 많이 늦어…실현 가능성 회의적"

최근 대선 정국 최대 변수로 떠오른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 막바지에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표를 다 끌어들일 수 있느냐, 불가능하다"며 "숫자상 이득을 보기 위해 단일화를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후보 단일화 문제는 이미 시기를 많이 놓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단일화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1월 정도에 그 문제가 거론돼 (지금쯤) 마무리단계가 돼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선거등록일 며칠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과연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실현 가능하겠냐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했다.

◇ 尹 '적폐수사' 언급엔 "안 했으면 좋았을 뻔"

김 전 위원장은 또 "측근을 제대로 관리하고 측근을 가지려고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대선 후보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측근 없이 정치하지 못하는 것은 능력 없는 대통령이나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측근이 가장 양심적으로 행동해야 대통령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측근이 자기 의지로 자기 이해에 사로잡히면 망하게 돼 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적폐 수사'를 언급해 여권으로부터 공격 받는 것과 관련해 "그런 얘기는 사실 후보로서는 안 했으면 좋을 뻔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는 이 정부에서 스스로 검찰총장이라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라며 "그때 생각과 지금 생각이 뭐가 근본적으로 다른 게 있나. 그땐 이 정부의 적폐를 몰랐나"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요청하면 도울 가능성'을 묻는 말에 "아는 사람이 찾아오니까 만나서 상식적으로 얘기했을 뿐이지 그 이상의 계획은 없다"며 "내가 어디 소속된 사람이 아닌데 딴짓을 할 수 있겠나"고 선을 그었다.

이날 김 전 위원장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박용진 의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허은아, 성일종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등 여야 인사가 자리를 차지했다. 당초 참석자로 전해졌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불참했다.

10일 오후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출간기념 청년포럼에서 김 전 위원장이 정진석 국회부의장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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