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의전' 논란에 90도 사과한 김혜경…李 지지율 반등 가능할까

金, 9일 긴급 기자회견 열고 '과잉 의전' 논란 대국민 사과…"많이 부족했다"

與, "이제 판단은 국민 몫…여론 지켜보며 이르면 이번 주말 공개 일정 재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9일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과잉 의전 의혹이 불거진 후 약 1주일 만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 열세가 지속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빠르게 사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씨의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이낙연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의 뜻도 반영됐다.

김씨는 전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과잉 의전'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며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했다. 지난 2일 과잉 의전 의혹이 보도된 뒤 칩거를 이어오던 김씨는 약 일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당일 베이지색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김씨는 다소 경직된 얼굴로 기자들 앞에 섰다. 김씨는 시선을 기자회견문에 고정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회견문을 읽어나갔다. 

그는 경기도청 직원에게 음식 배달 등을 지시한 수행비서 배모씨에 대해 "배모 사무관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다. 오랜 인연이다 보니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라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해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제기된 각종 의혹 가운데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실관계가 어디까지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지금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최선을 다해 협조를 하겠다"며 "그에 따라 책임이 있다면 질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김씨의 행보는 최근 열세를 보이고 있는 이 후보의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2일 김씨의 과잉 의전 의혹 보도를 시작으로 '법인카드 유용' 등 추가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9명을 대상으로 2월1주차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4자 대결)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3.4%, 이 후보는 38.1%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1월4주차)보다 윤 후보는 3.2%p 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0.4%p 하락하며 횡보했다.

일별 지지율 집계를 보면 이 후보는 1월26일 36.3%, 1월27일 39.1%, 1월28일 40.7%로 설 직전까지 상승세였다. 하지만 이달 2일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이 보도된 후 3일 39.0%, 4일 37.7%로 하락 반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제 식구 감싸기'가 여론을 악화시켰다는 평가다. 송영길 당대표는 지난 7일 김씨의 각종 의혹에 대해 "별정직 공무원은 원래 비서 업무를 하고, 저도 아플 때 제 약을 비서가 사다줄 때가 있다"며 "이미 후보와 후보 부인이 사과했는데 계속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이것은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고 두둔했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A씨가 공개한 배씨와의 녹취록에 대해 "9개월간 근무하던 사람이 8개월간 녹음했다면 처음부터 의도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고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되는 가운데 이 위원장이 김씨의 진솔한 사과를 주문하면서 '공개 사과'가 급물살을 탔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전날 오전 중앙선대위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의전 논란에 대해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공개 사과는 이 위원장의 해당 발언 후 약 7시간 만에 이뤄졌다.

김씨의 공개 사과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태 진압을 위해 할 만큼은 다 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김씨가 국민들에게 염려를 끼친 것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했으니 이제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라고 했다.

이에 김씨는 조만간 중단했던 공식 일정을 재개하며 여론의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김씨가 이르면 이번 주말 공식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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