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도 安도 가능성 열어둔 '野 단일화'…양측 셈법은?

尹 "10분 만에 되는 것"…安 "尹 만남 제안 오면 생각해보겠다"

尹 지지율 선두 무기로 압박…安 '박빙' 승부 속 몸값 키우기

 

20대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야권 단일화 논의가 공론화하고 있다. 그동안 단일화에 선을 긋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며 신경전에 돌입했다.

다만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셈법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단일화' 화두를 먼저 띄운 윤 후보 측은 안 후보를 압박하며 동시에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이점을 살려 야권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는 단일화와 거리두기 행보를 통해 대선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10일 야권에 따르면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윤 후보는 전날(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해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이라며 안 후보와의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7일에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단일화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공개적으로 할 말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인 것과 달리, 단일화 가능성은 물론 구체적 방법까지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안 후보 역시 과거보다 전향적인 모습이다. 안 후보는 전날(9일)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인터뷰와 관련해 "(단일화는) 10분 만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윤 후보의)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안 후보는 '윤 후보의 연락이 오면 만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단일화와 관련한) 어떤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그런 (단일화) 주장들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겠나"라고 말했다.

진정성 있는 제안이 올 경우는 만날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으로, 과거 "단일화는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양측이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온도차를 보이는 것은 단일화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윤 후보의 경우 다자대결를 전제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기록하고 있어 단일화가 시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만일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경우 현재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단일화 이슈를 선점함으로써 야권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동시에 안 후보를 소수정당 후보로 부각해 그의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가 야권 단일화 방법으로 '후보 간 담판'을 제시하는 것은 이 판단에 따른 전략적 메시지로 보인다.

반면 안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당정치를 비판하며 출마한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할 경우 자신의 출마명분이 흔들리게 된다.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윤 후보가 주도하는 단일화 논의에 참여할 경우, 기존의 핵심 지지층의 이탈로 지지율 하락세가 가속화 될 가능성도 있다. 대선출마 명분이 흔들리고 지지율마저 크게 하락한다면 안 후보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선거 막판까지 일정수준 거리두기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 막판까지 이재명-윤석열 박빙 승부가 이어지면 안 후보의 몸값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역시 단일화 시점을 후보등록 전까지 보고 있어 양측의 신경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투표일 전날까지도 단일화 논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7일 단일화 협상 마지노선에 대해 "투표일 시작할 때라는 분도 있고, 투표용지 인쇄라는 분도 있고, 사전투표 전까지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분도 있고. 그 중간 어디쯤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거론했다.

만약 두 후보가 모두 후보 등록을 하면 투표용지에는 '(기호) 2 국민의힘 윤석열' '(기호) 4 국민의당 안철수'가 인쇄된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일 이전인 27일까지 단일화된다면 사퇴 후보의 기표란에는 붉은색으로 '사퇴'가 표시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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