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백중세'…청년·서울 표심 어디로 향하나

李·尹 엎치락뒤치락 '박빙 승부'…"부동층이 승패 가른다"

춤추는 청년·서울 표심…부동산·도덕성 대결 벼르는 여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부동층 공략에 총력을 쏟으며 막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대표적인 '스윙보터'는 청년층과 수도권이다. 2030세대 절반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서울은 정치 현안마다 시시각각 지지율이 등락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계층의 표심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등락과 역전을 거듭하며 백중세(伯仲勢)를 보이고 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릴 만큼 양강 후보가 각종 논란과 의혹에 휩싸이면서 '대선 민심'도 춤을 추는 모양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5차 정례조사를 진행한 결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45.7%, 이 후보는 40.0%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오차범위 내인 5.7%포인트(p) 격차로 이 후보를 앞섰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정반대의 결과다. 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해 12월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상대로 진행한 4차 정례조사에서는 이 후보 42.9%, 윤 후보가 37.8%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의 '깻잎 한 장' 격차이긴 해도, 불과 한 달 만에 두 후보의 우열이 뒤바뀐 셈이다.

두 여론조사 기간 세간을 달궜던 현안은 '배우자 리스크'였다. 지난 연말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도마에 오르자 윤 후보의 지지율도 고꾸라졌다.

반대로 설 연휴를 기해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공무원 갑질 의혹'이 불거지자 이 후보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계층은 2030세대였다. '김건희 논란' 당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8.9%, 30대 지지율은 39.9%였다.

하지만 '김혜경 논란'이 터지자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53.7%, 30대 지지율은 52.8%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37.1%에서 22.0%, 30대 지지율은 36.9%에서 32.2%로 각각 하락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 뉴스1


'서울 표심'도 안갯속 국면이다. 서울은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가장 좁고, 변동폭은 가장 큰 접전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 유권자의 약 30%는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까지도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해 중요 변수로 남아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지난달 24~2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설문한 결과 '대선 후보 지지 강도'에서 서울 응답자 31%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해 모든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정치권은 청년층과 수도권 표심의 향배에 따라 대선 판도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계층은 '부동산'과 '도덕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양강 후보들도 저마다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는 한편, 서로의 각종 의혹과 논란을 공격하며 치열한 '표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지난 3일 첫 TV토론에서 '대장동 난타전'을 벌였던 것이 대표적이다. 윤 후보는 토론 기회를 전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추궁에 할애하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이 후보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아무런 설명 없이 80%에서 90%로 고쳤다"며 윤 후보의 부동산 정책공약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전문가들은 부동층 표심은 선거 직전까지 바뀔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현 판세에서는 윤 후보의 상대적 우세를 점치고 있다.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열세에 놓인 데다, 부인 김혜경씨의 '갑질 논란'으로 도덕성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에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서울은 부동산에 가장 민감한 지역인데,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면서 '유능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혜경씨 갑질 의혹으로 20대 표심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현재로는 윤 후보의 우세한 판세가 뒤집힐 요인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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