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목소리 흉내내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 지지" 영상…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글씨체 '일베' 폰트 논란도…與 "지지자가 만든 것, 영상 내리고 해당 본부에 경고 조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 선언한다는 허구의 영상이 민주당 공식 채널에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친노(親노무현) 지지자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자 민주당은 영상을 삭제하고, 이를 게시한 해당 본부에 경고 조치했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는 전날(5일)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 속 가상의 노 전 대통령은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입니다. 참 오랜만에 뵙죠"라고 인사한다.

이어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며 "저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 아내 권양숙 여사님도 저와 닮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합니다. 정말 잘 하셨습니다"라며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재명입니다"라고 말한다.

영상이 공개되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노통(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게 뭔 잘못을 했길래 아직도 이리 능욕을 하냐', '돌아가신 분에게 이러는 이유가 뭔가' 등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친문 단체들도 해당 영상이 올라온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면서 '사자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에서도 비난이 나왔다. 한상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보좌역은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은 엽기적인 강령술 정치를 멈추라. 경악스럽다"며 "고인의 목소리를 합성해 선거 캠페인에 쓴다니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발상이냐"고 말했다. 

특히 해당 영상에 나오는 '사람사는 세상' 글씨체(폰트)가 '일베'에서 사용되는 폰트라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 영상은 6일 오전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서는 삭제된 상태다. 권혁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부단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상은 민주당과 선대위에서 제작한 것은 아니며, 지지자가 제작한 것"이라며 "지적이 있어 영상을 내렸고, 송영길 당 대표는 해당 본부에 경고 조치를 했다"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