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김건희·김혜경 의혹 제기 자제한 채 불꽃 공방

沈 "안희정 편이냐" 尹 공격…安, 李·尹 모두 때리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일 첫 TV토론에서 각각 '경제·민생 대통령'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소수 민간업자에 1조원 가까운 천문학적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 후보가 설계자'란 주장으로 압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으로 응수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 '민생과 경제를 챙길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강조하며 반격에 나섰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성폭력으로 실형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거론하며 윤 후보를 집중 추궁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 후보에겐 '군 복무자 청약 점수', 이 후보에겐 '반미 친중 노선'으로 맹공을 펼쳤다.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2022대선 4자 대통령후보초청 방송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2022.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장외 응원전 속 李 "준비된 경제 대통령" 강조…尹, 대장동 집중 추궁

이날 오후 8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3사 합동초청 2022 대선 후보토론'은 시작 전부터 치열한 장외 응원전이 펼쳐지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경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관계도, 남북관계도, 모두가 위기"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능한 리더가 필요하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민생과 경제를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는 "국민이 저를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시고, 가르쳐주셔서 여기까지 왔다"며 "이권으로 배를 불린 사람이 많다. 사정기관, 사법기관은 온데간데없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부동산 주제토론에선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이 후보를 압박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도시 개발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등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해 배당금 6400억원을 챙겼다"라며 "이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수익을 정확하게 가늠하고 설계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비록 방해·저지했지만 100% 공공개발하지 못해 국민에게 다시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일부러 국감을 자청해 이틀간 탈탈 털다시피 검증한 것이 사실이고 최근에 언론도 다 검증한 것이다. 이런 얘기를 다시 하며 시간 낭비하기보다 가능하면 국민 민생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 게 어떻냐"고 받아쳤다.

대장동 의혹으로 선공을 허용한 이 후보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두고 반격을 시도했다.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이번에도 35조원을 추경하자면서 다른 확정된 예산을 깎아서 하라는 것은 옳지 않은데 계속 유지하겠느냐"며 "조건을 떼고, 어떤 방법으로든 정부가 마련하면, 나머지는 후보 중에 대통령이 나올 테니 우리가 책임질 테니까 35조원에 조건을 달지 말고 국채발행을 확대해서라도 정부가 해달라고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어디에 쓸지 모르고 35조원이란 돈만 갖고 정해놓으면 안 된다. 저는 14조원(정부 제시안)이라는 것 자체도 용처가 잘못됐다고 본다"며 "예산이란 것은 재원과 용처가 정해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외교·안보 주제 토론 중 사드(THAAD·미국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두고서도 '민생'과 '안보'로 맞붙었다.

이 후보는 "정치가 민생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윤 후보는 "사드에 대해 좀 더 알아보셔야 할 듯하다. 안보가 튼튼해야 주가도 유지되고, 대한민국의 소위 말하는 국가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맞섰다.

이처럼 각종 현안에 대해 주안점을 달리 한 두 후보지만, 배우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두 후보자는 토론회 전 배우자 김혜경·김건희씨의 응원 메시지에 대해 "잘하고 오세요라고 했다"(이 후보), "응원을 안 해주던데요?"(윤 후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있다. 2022.2.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김건희·안희정, 상대 발언·공약 때리며 존재감 확인한 沈·安

심상정, 안철수 후보는 각각 대한민국 변화와 미래 준비를 강조하며 이 후보, 윤 후보를 견제하는 데 주력했다.

'녹색·복지 대통령'을 강조한 심 후보는 윤 후보의 부인 김씨가 한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폭력으로 실형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옹호한 것을 두고 "윤 후보는 성범죄자 안희정 편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안희정씨나 또 오거돈씨(전 부산시장)나 박원순씨(전 서울시장)나 다 권력을 이용한 성범죄라고 생각한다"며 "(아내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다면 제가 한 말은 아니지만 김지은씨(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포함해 모든 분들에게, 공인의 아내도 공적인 위치에 있으니 제가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심 후보는 "사과가 진심이면 청년 (남녀) 갈라치기를 안 하실 것이냐"고 압박했고, 윤 후보는 "갈라치기는 민주당에서 그러지 않았느냐"고 일축했다.

'국민통합과 미래'를 강조한 안 후보는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세 후보의 동의를 끌어냈다.

그는 "기본적으로 세 분이 동의하시니 내일 국민연금 개혁은 누가 대통령이 되도 하겠다고 공동선언을 하자"고 제안하자, 이 후보는 "좋은 의견"이라고 했고,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약속하자. 그건 안 할 수 없다. 선택이 아니다"고 화답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에 대한 공세도 펼쳤다. 안 후보는 이 후보의 최근 외교·안보 발언을 인용하며 "반미 친중 노선이 맞냐"고 집요하게 물었고 이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겐 윤 후보의 '군 복무자 청약 가점' 공약을 거론하며 "혹시 청약 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후보가 "40점으로 안다"고 답하자 "84점"이라고 정정하며 빈틈을 공략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