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대란에 신차 출고까지 '1년+α'…"내 차는 언제쯤?"

쏘렌토 HEV 받으려면 14개월…HEV·EV 출고 '하세월'

아이오닉5·EV6 등 중고차 가격 신차 웃돌아…"하반기 정상화"

 

전세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생산 차질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기아와 현대차의 경우 인기 차종 출고까지 1년 이상의 대기 기간이 발생하며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초 딜러들에게 고객 상담을 위해 전 차종의 납기표를 제공했다. 납기표 등에 따르면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1년 이상의 납기기간이 발생한다. 

특히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를 중심으로 대기 기간이 길어졌다. 기아에서 대기가 가장 긴 모델은 쏘렌토 HEV다. 무려 14개월 이상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기아의 대표 SUV인 쏘렌토는 지난해 차박과 캠핑 등 열풍에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만 7만18대를 판매하며 그랜저와 카니발, 아반떼에 이어 국산 승용차 판매량 4위에 오른 모델이다. 높은 인기에 쏘렌토의 디젤도 13개월 이상, 가솔린도 10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도 신차 출고까지는 하세월이다. EV6의 전사양은 13개월 이상의 납기기간이 발생한다. 또 다른 전기차 봉고 EV도 10개월 이상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스포티지HEV도 12개월 이상, K5 HEV도 11개월 이상, K5 HEV도 7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대부분 HEV와 EV를 중심으로 장기 대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HEV와 EV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대비 차량에 들어가는 전자 부품이 많기 때문에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크게 영향 받는다. 

현대차의 상황도 비슷하다.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받기 위해서는 12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하고 또 다른 인기 차종인 싼타페 HEV도 일부 부품 부족으로 8개월 이상의 대기가 발생한다.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모델인 GV60의 납기도 1년 이상이다. 

기약 없이 길어지는 출고 기간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 GV60의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한 소비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출고 지연이 심화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까지 길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전기차 대신 출고 기간이 그나마 짧은 다른 차량을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차 출고까지의 대기 기간이 1년을 넘어서면서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이달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아이오닉5의 1월 시세는 4606만원으로 형성됐다. 아이오닉5의 신차 가격은 4695만원 부터 시작하는데,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경우 신차 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싸지는 셈이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EV6, 포터2 일렉트릭 등 인기 중고 전기차의 시세 역시 실차 구매가 대비 500만원 가량 높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히 확대된 친환경차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올해부터 전기차 구입 보조금이 축소되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고 친환경차 평균 시세가 상승했다"고 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올 하반기나 되어야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최근 열린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까지는 일부 품목의 부족 현상이 지속될 수 있으나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부터 생산 확대를 시작해 중순에는 완전한 정상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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